'주도하는 축구' 외친 박충균 감독 "현실과 타협할 시 뺨 맞겠다" [오!쎈 창원]

고성환 2023. 2.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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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창원, 고성환 기자] "코치들에게 내가 만약 현실과 타협한다면 내 뺨을 때리라고 말했다."

박충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K리그 무대 첫 도전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서울 이랜드는 14일 오후 창원 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7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랜드는 2022년에도 승격이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시즌 막판 뒷심을 발휘하긴 했지만, 아쉽게 7위에 머무르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택했다. 이랜드는 3년간 함께한 정정용 감독과 이별하면서 박충균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박 감독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전북 현대 코치를 수행하며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이후 중국과 베트남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다만 K리그에서 감독직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크를 쥔 박 감독은 최근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랜드 감독을 맡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 2018년 이후로 오랜만에 K리그 무대로 돌아와 행복하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시즌 개막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 일문일답.

Q. 이랜드만의 색깔을 잘 만들고 있는지.

포메이션도 수비 형태도 작년과 바꿔서 준비 중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 했지만, 훈련을 해나가면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개막전까지 2주 정도 시간이 있다. 오늘도 연습 경기를 치른다. 더 완성된 축구로 팬분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떤 축구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있다. 우리가 포백을 쓰든 스리백을 쓰든 상대가 때리기를 기다리는 축구보다는 우리가 먼저 때리는 축구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Q. 브라질 공격수 호난과 헤난을 새로 영입했다.

어느 정도 선수 구성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내가 부임했다. 브라질 선수들을 데려오게 됐다. 영입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선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구단이나 지정 병원에 문의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입하려 한 선수가 브라질에서 어제 막 도착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Q. 베트남에서부터 지켜보던 반또안을 데려왔다.

작년에 베트남에 있었을 때 박항서 감독님의 도움으로 함께 생활한 적 있다. 분명 특징이 있는 선수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장점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독특한 특징과 강점을 지닌 선수다. 올 시즌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님과 오래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면서 팀에 녹아들고 있다.

Q. 5년 만에 K리그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K리그 무대는 계속 모니터링했다.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월드컵을 보면 템포가 빨라지고 수비 간격이 좁아졌다. 나도 이런 현대축구와 동떨어진 축구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선수들에게도 축구 스타일에 관해 분명히 이야기했다. '이도 저도 아닌 축구다', '어떤 축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선수들과 잘 준비하고 있다.

Q. 동갑내기 이기형 감독, 이영민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치게 됐다.

동갑내기 감독이 1, 2부 통틀어 5명 있다. 친구 감독들과 지략대결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한 팀 한 팀 나에게는 모두 도전이다. 나는 도전자 입장인 데다가 K리그 감독 경험도 없고 부족한 점도 많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그래도 굳이 한 팀을 뽑자면, 이기형 감독이 있는 성남이다. 올림픽 대표팀 시절 함께한 경험이 있다. 또 성남FC 클럽하우스가 집과 아주 가깝다. 이기형 감독이 농담으로 '집도 가까운데 감독 바꿔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성남이 주축 선수는 많이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1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껄끄럽지 않을까 싶다. 기대도 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Q. 몇 위를 해야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까.

어제 이영민 부천 감독이 1강 12중이라고 하더라. 나는 12강 1중이라고 생각한다. 주축 선수들, 고액 연봉자들도 많이 빠져나갔기에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1차 목표는 5위, 플레이오프 진출만 해도 성공이 아닐까 싶다. 물론 올 시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도 승격에 목말라 있다. 팬분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구단에서 주문한 목표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고액 연봉자도 팀을 나갔고 선수단 규모도 줄어들었다. 구단에서 투자를 안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구단이 생각하는 계획이 있다. 나도 구단과 소통하면서 팀을 운영해나가야 한다. 구단에서도 많이 기대하면서 나를 뽑아주신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초반 상승세가 중요하다. 5라운드까지가 중요하다. 초반을 잘 치르면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치고 나갈 수도 있다. 2부리그가 1부리그보다 훨씬 어려울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올 시즌이 끝나고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들이 3분의 1 가까이 된다. 빠른 시간 안에 승격하는 것이 목표다. 

Q. 올 시즌이 끝나면 대대적인 목표가 예상된다.

내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 구단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고, 선수 구성 면에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올 시즌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축구, 우리 팀만의 축구를 고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코치들에게도 만약 내가 현실과 타협한다면, 내 뺨을 때리라고 말했다. 끌려다니지 않고 상대를 끌고 다니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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