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대응 2023]통신사 SKT가 'AI 컴퍼니'로 거듭나는 법

2023년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전자·통신·플랫폼·IT서비스 등의 분야에 속한 주요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점검한다.

유영상 SKT 대표가 11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SK T타워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회사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SKT)

SK텔레콤이 2023년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방안은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핵심이다.

SKT는 그간 국내 무선통신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를 넘어선 가운데 과거와 같은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2023년에도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SKT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SKT가 신성장 동력으로 AI를 낙점한 것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기본적으로 적용될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강력한 AI 플랫폼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KT가 2021년 11월 인적분할 당시 'AI 컴퍼니'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한 배경이다.

유·무선 통신도, 구독 서비스도 AI로

SKT의 AI 전략은 △유·무선 통신 사업을 AI로 재정의 △에이닷(AI 서비스)·T우주(구독 서비스)·이프랜드(메타버스 플랫폼)에 AI 적용 및 고도화 △타 산업에 AI 적용 등으로 요약된다. 기존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도 AI를 적용해 경쟁사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가령 SKT 고객이 각종 제품이나 요금제를 온라인으로 검색하는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본인에게 적합한 요금제나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비통신 분야의 서비스 중에서는 에이닷·T우주·이프랜드가 AI를 적용해 고도화할 서비스로 꼽힌다. 에이닷은 사용자가 꾸민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며 이용할 수 있는 성장형 AI 서비스다. 눈에 보이는 캐릭터를 둔 AI 서비스란 점이 기존의 음성 기반 AI 서비스와의 차이점이다. 이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AI 서비스인만큼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한 AI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SKT 모델들이 AI 앱 '에이닷'의 AI 사진 편집 기능인 'A. photo'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SKT)

T우주는 구독 서비스다. 월 이용료를 내면 아마존 무료배송·구글 클라우드 멤버십·11번가 포인트 등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SKT는 AI를 적용해 고객에게 최적의 구독상품을 안내할 계획이다. T우주에 입점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게는 구독 모델 기반으로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T우주를 AI 기반의 구독 플랫폼으로 키울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는 쿠팡 로켓와우, 네이버 멤버십, LG유플러스의 유독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나와 있다. SKT는 다양한 제휴처와 AI 고도화를 무기로 이들과의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프랜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다. 미국의 로블록스와 네이버의 제페토가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며 앞서가고 있다. SKT는 이프랜드의 차별화를 위해 콘텐츠 전문 기업들과 함께 메타버스 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이프랜드 내에서 이용하는 재화를 현실의 경제와 연계하는 크립토 기반의 경제 시스템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프랜드는 12월 기준 전세계 49개국에 출시됐다.

SKT는 조직체계도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A.추진단은 서비스 기획·개발과 AI 대화·데이터 관련 기술의 고도화를 담당한다. Digital혁신CT(CDTO)는 유·무선 통신과 엔터프라이즈, 미디어 등 기존 사업에 AI를 적용한다. AIX(CTO)는 유망 AI 기업에 투자하고 이를 회사 전반과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적은 제자리걸음…투자 여력은 '양호'

기존에 통신 사업을 주로 펼치던 SKT가 이같은 AI 사업들을 추진하려면 추가 투자가 필수다. 외부에서 AI 전문 인력을 영입해야 하고 기존 인력들의 교육도 필요하다. AI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통신 업계 경쟁자 KT·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기존의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카카오·구글 등과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

SKT의 투자 여력은 양호한 편이다. 회사의 2022년 3분기 기준 부채총계(이하 연결기준)는 18조2327억원, 자본총계는 12조297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48.3%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가 적정 수준으로 평가된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을 의미하는 단기차입금은 130억원이다. 하지만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915억원, 단기 금융 상품은 6475억원으로 사실상 1조839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셈으로 상환에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유동성 사채 및 장기 차입금은 2조4537억원이지만 플러스(+) 3조7895억원의 영업 현금흐름이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영업 현금흐름이란 특정 기간동안 기업으로 유입되거나 유출된 현금의 규모를 의미한다. +일 경우 유입된 현금이 더 많은 것을, 마이너스(-)는 반대의 경우를 의미한다.

회사의 최근 5년간 실적 추이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2017년 연간 매출은 약 17조5000억원이었지만 2019년 15조원대까지 뒷걸음질쳤다가 2020년부터 소폭 반등해 2021년에는 1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원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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