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g 늘었다고 감봉까지?"...前 승무원이 폭로한 '이 항공사'의 실체

"2kg 늘었다고 감봉까지?"...前 승무원이 폭로한 '이 항공사'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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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항공이 여성 승무원의 외모와 몸무게에 따라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중동에서 가장 큰 항공사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항공사입니다.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아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외항사여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전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인 칼라 베이슨이 항공사의 엄격한 체중 관리에 대해 밝혔습니다. 그녀는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으로 9년간 재직하다 지난해 퇴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녀는 일부 직원이 항공사에서 주관하는 ‘외모 관리 프로그램’에 등록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공개했습니다.

몸무게 체크 담당 '체중 경찰' 있어...
칼라 베이슨 / 에미레이트항공

그녀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에서는 승무원들의 외모와 몸무게를 수시로 감시했습니다. '체중 경찰'이라고 불리는 몸무게 체크 담당자가 있어 몸무게가 조금만 늘어나도 체중 관리를 할 것을 요구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전직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인 두이구 카라맨은 "항공사 규정을 단 2kg 초과했을 때 항공사 측은 비행기 탑승 전 자신의 몸무게를 체크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에서 약 5년간 근무한 전직 승무원은 "회사가 원하는 만큼 몸무게를 줄이지 못하면 급여가 삭감되거나, 계획돼 있던 비행에서 빠지는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입사 당시에는 회사로부터 이런 체중 조건에 대해 듣지 못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 공식 페이스북

한 승무원은 "정기적인 체중 검사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나는 고위 객실 승무원이었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일을 정말 잘했다. 2~3kg가 쪘다고 해서 내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에미레이트항공 측은 외모 관리 정책이 정말 엄격해 나이가 든 승무원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항공사 측은 항상 예쁘고 젊은 사람들만을 좋아하기 때문에 선배 승무원들이 그만두길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에서 일했던 전 직원들은 항공사가 여성 승무원들의 ‘완벽한 외모’를 위해 강압적인 태도를 이어갔으며, 특히 체중에 대한 경고를 받은 승무원들을 상대로 2주간의 시간을 주고 또다시 체중 검사를 실시하며 관리에 들어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Sam Chui

또한 2만 5천 명 중 150명의 객실 승무원이 외모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에미레이트 항공에 근무하는 승무원 중 한국인은 800여 명에 달합니다. 한국인 직원 역시 항공사의 ‘체중 경찰’의 감시 대상에 있다는 말입니다.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를 보면 "건강한 BMI(체질량지수)와 필요한 역할에 맞는 적합한 신체"를 채용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해당 주장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업무에만 집중"...승무원 규정 변화하나

항공업계는 직원들의 외모·복장 규정이 엄격한 직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여성 승무원은 ‘항공사의 꽃’으로 불리며 항공사의 이미지로 소비됩니다. 이 때문에 각 항공사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승무원의 외모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합니다.

여전히 외모 규정을 두고 불이익을 주는 항공사가 많지만 여성 승무원의 성적 대상화를 지양하고 승무원 본연의 업무인 서비스와 안전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외모 규정을 바꾸는 항공사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에어로케이항공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신생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항공은 2021년 10월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에 나서면서 외모 규정을 아예 없앴습니다.

나이와 학력도 보지 않습니다. 서류 전형에 사진 제출도 금지했습니다. 채용 캠페인에도 객실 승무원의 친절하고 상냥한 모습 대신 기내 난동 행위를 제압하고 인명 구조활동을 수행하는 강인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에어로케이항공

강병호 에어로케이항공 대표는 "이번 채용 캠페인은 항공사 객실 승무원의 전통적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명감과 직무에 대한 무게감을 담은 것"이라며,

"에어로케이는 안전이라는 타협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 외에는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업무 환경을 갖춘 회사다.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타투를 허용하고 자유로운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을 존중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에어로케이항공

에어로케이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젠더리스 유니폼도 도입했습니다. 치마 정장은 따로 없고 여성과 남성의 유니폼 디자인이 동일합니다. 몸에 붙는 치마와 구두를 여성 승무원 유니폼으로 채택하고 있는 국내 대부분 항공사와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입니다.

에어로케이항공 외에도 많은 항공사가 기존 여성 승무원들의 복장 규정을 없애고 있습니다.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 항공사는 승무원의 화장 의무 규정을 없앴으며,

일본항공은 하이힐 의무 착용을 없애고 치마 대신 바지를 입을 수 있게 했습니다. 노르웨이전 항공은 하이힐 대신 플랫 슈즈 착용을 허용하고 필수 화장품 지참 의무를 없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