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높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매미'… "코에서부터 방어해야"

김진우 기자 2026. 5. 1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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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70개 '시카다' 변이의 습격…재감염 위험 낮추는 예방책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질병관리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BA.3.2, 이른바 '시카다(매미)' 변이의 국내 검출률이 올해 1월 3.3%에서 3월 23.1%로 불과 두 달 만에 약 7배나 치솟았다. BA.3.2는 직전 유행 변이인 JN.1에 비해 70개 이상의 돌연변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기존 유행 변이보다 현저히 많은 수준이다. 특히 이전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을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코로나19를 한 차례 앓았거나 백신을 맞은 사람이라도 재감염 위험에서 결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이 코인 만큼, 확산이 거세질수록 코 점막을 미리 보호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이에 박제혁 약사(한양온누리약국)와 함께 코 점막의 중요성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관리 방법을 살펴본다.

바이러스 첫 침입 경로 '코', 점막 국소 방어로 초기 유입 끊어내야
선제적 예방의 핵심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자리 잡기 전, 가능한 한 이른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오는 첫 번째 경로인 코를 이해해야 한다.

비강(콧속)은 점막과 섬모로 뒤덮여 외부 유해 물질을 1차로 걸러내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하지만 차갑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이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 콧속 혈관이 수축해 바이러스를 막는 면역 세포의 유입이 줄어들 수 있고, 공기가 건조하면 점액층이 말라붙어 바이러스를 밖으로 쓸어내는 섬모의 움직임도 둔해지기 쉽다. 이처럼 물리적인 배출 기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제때 씻겨 나가지 못하고 점막에 오래 머물게 되어, 내부로 침투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된다.

코점막을 통해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증식하며 주변으로 확산되는 감염 과정|출처: 하이닥

최근 국제 의학계는 바이러스 침투의 시작점인 코 점막을 직접적인 방어 거점으로 삼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감염 과정은 일반적으로 점막 통과 → 세포 내 침투 → 세포 내 증식 → 인접 세포로 전파 순으로 진행되는데 코 점막에 직접 작용하는 국소 방어 전략, 즉 코에 분사하는 비강 스프레이는 이 연쇄 과정을 가장 이른 단계에서 끊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해 박제혁 약사는 "기존 백신이 주로 혈액 내 항체(IgG)를 형성해 중증화를 막는 데 집중했다면, 비강 국소 제제는 점막 표면에 물리적인 보호막을 형성하여 인체의 1차 방어선인 점막 면역(IgA)의 기능을 보조함으로써 감염 자체를 초기에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의 변이 부위가 아닌 숙주 세포의 침투 경로를 막거나 증식 환경을 억제하는 방식은 변이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가능성이 있어 기대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카모스타트', 코 점막에서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막는다
최근에는 코 점막의 방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과학적 해법으로 '카모스타트(Camostat)'의 바이러스 억제 기전에 주목하는 추세다.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카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침투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TMPRSS2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제혁 약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의 수용체(ACE2)에 결합한 뒤 TMPRSS2에 의해 스파이크 단백질이 활성화되어야 세포막 융합과 바이러스 유입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카모스타트는 바이러스의 침투 통로를 여는 이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식물 유래 다당류인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잔탄검, Xanthan gum)을 배합하면 비강 점막 표면에 겔 형태의 보호막이 형성되어 카모스타트의 밀착력을 높이고 작용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에 발표된 인플루엔자 A·B형 대상 실험에서도 두 성분을 병용 적용했을 때 항바이러스 효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시중에는 이러한 원리가 적용된 비강 스프레이 제품도 출시되어 있어 외출 전, 식사 전 콧속에 하루 2~3회 분사하는 것만으로도 점막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니클로사마이드', 세포 내 바이러스 초기 증식 억제 도모
외출 후에는 코 점막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초기 증식을 억제하는 국소적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상 호흡기 바이러스는 체내 유입 직후 바로 전신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막에서 초기 국소 증식 단계를 거친 후 감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주목받는 성분이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의 세포 내 복제 기전을 차단하고 사멸을 유도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박제혁 약사는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자가포식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교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증식 환경을 형성하는데, 니클로사마이드는 이러한 세포 경로에 영향을 주어 바이러스 단백질 처리 및 증식 환경 변화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니클로사마이드가 세포 내 소포 산성화(endosomal acidification)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부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이 억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출 전에는 카모스타트로 세포 침투를 막고, 귀가 후에는 니클로사마이드로 세포 내 증식을 차단하는 이중 국소 방어 전략은, BA.3.2 변이처럼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시기일수록 유효한 예방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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