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K-방산➂] KF-21 시험비행조종사도 ‘엄지척’…“한국의 기술 레벨, 높아지고 있다”
“미션컨트롤룸 직접 들어가니 기술력 뛰어나”
“개발 문제있다...? NO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 분석
〈편집자주〉2027년 세계 4대 방산수출국! 대한민국이 향후 5년 뒤 ‘세계 방산 4강’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 6·25전쟁 당시 소총 하나 만들지 못하던 나라였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K-방산’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남북분단 속에서 국가안보에 기여할 뿐 아니라 동남아와 남미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며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미국, 영국 현지 취재와 폴란드 방한 인사 인터뷰, 미국, 인도네시아 관계자와 화상인터뷰 등을 통해 K-방산의 오늘을 조망하고 내일을 모색한다.
[헤럴드경제(사천)=김성우 기자] “KF-21 보라매가 비행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 입을 쩍 벌릴 정도로 놀랐다. 정말 이른 시일 내에 하늘을 나는 전투기를 잘 만들어냈단 생각이 들더라.” -빌리 플린 실험시험조종사협회(The Society of Experimental Test Pilots·SETP) 부회장
한국이 개발한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기술적인 우수성은 시험비행조종사들 사이에서도 이슈다. 해외에서 만든 항공기를 생산하는 수준에 그쳤던 한국이 직접 만든 AESA레이더를 포함한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해 4.5세대 전투기를 만드는 데 사실상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10월 에어쇼가 3년 만에 열린 경남 사천을 찾은 SETP와 국제 시험비행조종사 스쿨(ITPS·International Test Pilots School) 관계자들에게 KF-21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시험비행조종사로 비행기 개발자로 산전수전을 겪은 이들이다.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은 KF-21 이이야기가 나오자 “첨단화된 전투기 개발 시스템에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사천에서 만난 플린 부회장은 “시험비행이 이뤄지는 미션컨트롤룸에 들어갔는데, 록히드마틴에서 봤던 컨트롤룸처럼 멋진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면서 “기술적인 수준에 있어서 한국도 전투기 개발국으로서 이제 앞서나가는 국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플린 부회장은 사천을 찾아 KF-21 비행을 참관했다. 기체 실물을 직접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그는 “미션 컨트롤룸에 있으면 여러 가지 상황이 생겼을 때, 기술진과 시험비행조종사들이 대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내가 본 모습들은 상황이 생겨도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이었다”면서 “항공 기술력 수준에서 봤을 때 한국도 어디서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사천을 찾은 조지오 클레멘티 ITPS 학교장 겸 SETP 회장은 “한국의 기술 레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높아진 것은 KT-1, T-50이 전 세계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보인다”고 했다. 그는 “실제 11년간 한국인 시험비행조종사들을 가르쳐보면 한국의 기술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고 했다. ITPS는 시험비행조종사들을 육성하는 교육기관으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시험비행조종사 상당수는 이곳에서 추가 훈련을 받는다.
클레멘티 학교장은 “현장에서 만나는 한국인 시험비행조종사들에게는 이런 자부심이 묻어나는 것이 느껴진다”면서 “테스트파일럿 스쿨에서는 1년간 교육받는데, 한국인 시험비행조종사들은 이런 훈련을 월등히 잘 수행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클레멘티 학교장은 일선에서 시험비행조종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비행기를 탔고, 은퇴한 후에는 SETP와 ITPS에서 활동하며 후배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SETP 관계자들은 KF-21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재명 ITPS 고문(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초빙교수)은 “초음속으로 비행기가 주행을 못 한다는 우려가 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저고도 저속비행부터 시작해서 앞으로는 마하 1.8에 4만피트 상공까지 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시제기마다 역할이 있는데 1호기는 저속비행부터 고속비행까지 늘어가는 ‘영역확장’을 목적으로 하는 시제기”라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돼야 계획했던 초음속과 고고도 비행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KF-21은 비행 스케줄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미 설계가 이뤄지고 하늘로 뜬 전투기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특히 “KF-21이라는 국산 전투기를 우리 스스로 개발하고 현재 최초 비행까지 성공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현재는 응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플린 부회장은 앞서 시험비행조종사로 활동하며 F-35 II 라이트닝의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앞서 캐나다 왕립공군(RCAF·Royal Canadian Air Force)에서 시험비행조종사이자 전대장(Squadron Commander)으로도 복무했다. 클레멘티 학교장도 24년간 시험비행조종사로 활약하면서, 3000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60대 기체를 직접 테스트했다고 한다. 그의 손을 거쳐 간 기체는 AW-139, Embraer-145, Alenia C-27J 등 다수다. 이 고문은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몸담으며 KT-1 개발총책으로 일했다. 초음속전투기 T-50 사업이 시작되자 초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현재 KF-21은 비행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1호기는 지난 7월 첫 시험비행에 성공해서 현재 속도와 고도를 늘려가고 있다. 2호기는 지난 10일 첫 비행을 했다. 시제기는 각자 고유한 역할이 정해져 있다. 1호기는 영역확장시험, 2호기는 구조시험을 목적으로 한다.
헤럴드경제=특별취재팀 신대원·김성우 기자, 우원희·김정률·박정은 PD, 이윤지CP
*본 기획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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