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테슬라의 중고차 시장이 부정 여론과 정치적 논란 속에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CNN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와중에 테슬라 중고차 시장이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차량 매매 플랫폼 카즈닷컴(Cars.com)에 따르면, 3월 테슬라 중고차 평균 가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최근 한 달간 테슬라 차량 검색량도 16% 줄었다. 같은 기간 타 브랜드의 검색량이 28% 증가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 카구러스(CarGurus)의 데이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 테슬라 차량의 중고가 하락률은 전체 중고차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사이버트럭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앞서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정부 요직에 오르며 테슬라 주가가 일시 급등했지만, 올 들어 그 상승분은 대부분 사라졌다. 머스크는 현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인력 감축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발 여론도 거세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테슬라 소유주는 "누군가 괜찮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얼른 팔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유주 역시 "2년 동안 주행거리 1만 마일에 불과한 모델Y를 중고로 팔며 최대 2만 달러까지 손해를 봤다"며,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내 가치관과 너무 달라 차를 볼 때마다 거부감이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테슬라 차량을 홍보하며 직접 탑승하는 이벤트를 벌였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울러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테슬라 차량에 대한 공격이 "테러 행위에 가깝다"고 비판했지만, 중고차 시장 침체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중국에서는 가격 경쟁 심화, 유럽에서는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이 겹치며,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중고차 시장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