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수낵 총리 "中위협 맞서 국방비 늘릴 것"
2년간 8조원 국방비 증액
우크라에 무기 지원도 약속
미국을 방문 중인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중국 등 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비를 8조원 가까이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이어간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수낵 총리는 중국이 세계 안보의 '도전'이라면서도 중국을 단순히 위협으로 치부하기에는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적대국의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2년간 국방 지출을 약 50억파운드(약 7조8900억원)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수낵 총리가 영국, 호주, 미국 간 3자 안보동맹인 '오커스'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자 미국 샌디에이고를 방문한 시점에 맞춰 나왔다.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추가 지출 중 약 30억파운드(약 4조7600억원)를 산업 인프라스트럭처 강화와 오커스 협정 지원에 배정할 예정이다. 약 19억파운드(약 2조9900억원)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사용된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이 중 19억8000만파운드를 올해 집행하고, 나머지 29억7000만파운드는 내년 예산에 포함한다. 자세한 예산 배정은 13일 발표된다.
수낵 총리는 미국행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지난해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오르는 등 세계적 위기가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명하게 목도했다"며 "적대 세력의 행동에 다시는 취약해지지 않도록 경제 안보부터 기술, 공급망, 정보전까지 우리의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방비 증액에 중국 견제 목적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수낵 총리는 "중국은 영국과 동맹들에 '시스템을 흔드는 획기적인 도전'"이라며 "중국이 우리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면서 지난 몇 년간 점점 더 권위주의적이고 공격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행동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다시 쓰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낵 총리는 중국을 완전히 적으로 돌리려는 시도는 경계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를 '위협'으로 정의하는 대신 보다 정교한 외교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글로벌 금융 안정 등 이슈에서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관점은 중국을 '영국 경제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결론 내린 2021년 보안 보고서보다 톤이 다소 완화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수낵 총리는 이번 성명에서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주요 기여자이자 신뢰할 수 있는 국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남중국해까지 우리의 가치를 옹호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탱크와 장갑차, 장거리 무기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군인을 훈련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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