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이 무색하게, 한쪽에서는 집을 팔지 못해 애를 태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파트 한 채가 18억원에 거래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분양 물량이 8,000가구를 넘어섰던 지역에서 나타낸 극명한 온도 차입니다.
숫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2026년 7월 말 8,379가구였던 미분양 주택은 8월 말 7,594가구로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물량이 남아 있습니다.
반면 일부 선호 단지에서는 10억원을 훌쩍 넘는 거래가 이어졌습니다.
같은 지역인데도 왜 누구는 미분양 걱정에 시달리고, 누구는 18억원이라는 가격에 집을 팔 수 있었을까요?
그 차이를 만든 입지와 실제 거래를 살펴봤습니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8,379가구에서 8월 말 7,594가구로 785가구 감소했습니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주택 역시 3,253가구에서 2,969가구로 줄었습니다.
다만 물량이 줄었다고 해서 시장의 부담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8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2,675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4% 감소했습니다.
미분양 감소만 보고 수요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아파트의 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시장 전체의 침체와 인기 단지의 가격 흐름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거래 사례도 있습니다.
남천자이 전용면적 115.42㎡는 2026년 10월 9일 18억원에 거래됐습니다.
또 전용 84.99㎡는 9월 5일 17억7,000만원에 거래된 기록이 확인됩니다.
이처럼 고가 거래가 나오는 곳은 모든 아파트가 같은 가격으로 오르는 시장과는 다릅니다.
단지 규모와 면적, 층수, 조망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고, 거래 한두 건만으로 지역 전체의 상승세를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럼에도 수억원대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시장에서 18억원이라는 거래 금액은 미분양 통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역 내 가격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입지의 희소성이 있습니다.
해운대와 수영구 일대는 바다 조망과 상업·문화시설, 교통 여건 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주거지가 형성돼 있습니다.
특히 이미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선호 단지는 신규 공급만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장점이 있습니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입지와 상품성에 따라 매수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바다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아파트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거래 가격과 거래량, 단지별 매물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입지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미분양이 많다는 사실은 해당 지역 주택 시장에 공급 부담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일부 단지의 고가 거래는 그 안에서도 매수 수요가 선호하는 주거지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외곽이나 비선호 입지의 분양 물량이 소화되지 않는 동안 핵심 입지의 기존 아파트에는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커지면 같은 지역에 집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집주인마다 체감하는 시장 상황은 크게 달라집니다.
하지만 고가 거래가 곧바로 모든 집값의 상승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미분양이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는지, 실제 매매거래가 늘어나는지, 고가 거래가 여러 단지로 확산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앞으로 시장을 판단할 때는 미분양 총량과 고가 거래 가운데 어느 한쪽만 볼 것이 아니라 두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분양은 주택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보여주고, 실거래가는 특정 단지에 실제로 형성된 매수 가격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매수를 고민한다면 최근 실거래가뿐 아니라 거래량, 매물 적체 여부, 주변 입주 물량, 교통과 생활 인프라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신고가가 한 차례 나왔다고 추격 매수에 나서거나, 미분양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단지를 저평가하는 것은 모두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시장의 핵심은 지역 전체가 일제히 오르거나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지역 안에서도 어떤 아파트가 선택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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