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KIA가 챔피언인지 알겠지… 백업 승부서 2위 삼성에 압승, 최강 뎁스 증명했다

▲ 23일과 24일 삼성과 경기에서 백업 선수들의 집중력 있는 경기력 속에 2연승을 기록한 KIA ⓒKIA타이거즈

▲ 이틀 동안 2루타 2개를 포함해 5안타를 몰아치며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증명한 윤도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와 삼성은 23일과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양팀의 시즌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올 시즌 만날 때마다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던 두 팀이지만, 이번 맞대결은 공기 자체가 달랐다. 이미 두 팀은 정규시즌 1위와 2위를 확정했다. KIA는 한국시리즈로, 삼성은 플레이오프로 직행했다.

이미 순위가 확정된 만큼 두 팀의 이번 시리즈는 자연스레 포스트시즌 대비로 흘렀다. KIA는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팀 타선의 주축 베테랑들인 나성범 최형우 김선빈을 모두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들이 빠진 자리에 그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을 넣어 경기력을 확인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삼성도 다르지 않았다. 구자욱 이재현 강민호 김지찬 등 주축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차 이틀 연속 모두 결장했다. 역시 백업 선수 위주로 경기에 나섰다.

23일 경기에서는 KIA가 5-3으로 이겼다. 24일에는 김도현과 김대호의 선발 맞대결이 준비된 가운데, 양팀 모두 역시 주축 선수들을 상당수 빼고 나갔다. 양팀 외국인 타자들이 라인업에 있는 것은 동일했다. KIA는 40-40 도전에 나서는 김도영과 박찬호가 선발로 나섰고, 삼성은 김영웅 윤정빈 류지혁이라는 주전급 선수들이 라인업에 들어왔다. 양팀 모두 정예 라인업과는 거리가 있었다.

24일 경기에서도 KIA가 7-1로 완승하면서 1·2위 팀간의 격차는 9경기로 벌어졌다. 확실히 KIA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이 조금 더 좋았다. 점수차는 6점이었지만, 경기의 내용이 분명 달랐다. KIA가 백업 선수들의 대거 출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을 비교적 좋게 유지한 반면,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기력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선발 김도현은 올해 중반 이후 로테이션을 돌기는 했지만 사실 시즌 시작부터 로테이션 멤버로 주목받은 것은 아니었다. 이의리 윤영철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부랴부랴 선발 임무를 맡았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예비 선발 자원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선발로 꾸준히 나서며 경험을 쌓은 김도현은 이제 어엿한 선발 냄새가 나는 선수로 변신했다. 이날 개인 최다 이닝인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역투해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역시 올해 대부분 기간에 2군에 있었던 윤도현도 전날 3안타에 이어 이날도 2안타를 치면서 힘을 냈다. 2안타 모두 스스로 만족할 정도의 잘 맞은 2루타였다. 박정우도 안타 하나를 쳤고, 올해 주로 플래툰 멤버로 기용됐던 변우혁 또한 1안타 2볼넷으로 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8회 유승철이 1이닝 무실점으로 힘을 냈다.

삼성은 이날 4안타에 그쳤다. 외국인 타자 디아즈가 2안타를 기록하며 분전했고 김성윤 김재혁이 안타 하나를 보탰을 뿐이었다. 수비에서도 실책이 있었다. 이날이 1군 데뷔전이었던 김대호는 4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6실점(5자책점)으로 1군의 벽을 실감했다.

▲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추격조였던 김도현은 많은 경험 속에 어엿한 선발 자원으로 성장했다 ⓒKIA타이거즈

KIA가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선수층의 힘이었다. 부상 악령이 다른 팀에 비해 덜 돌았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선발진은 완주한 선수가 양현종 하나뿐일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나성범 최형우 등 주축 타자들도 부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대체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하면서 위기를 버텨나갈 수 있었다.

그 위기를 버티는 과정에서 백업 선수들도 경험을 쌓고, 또 자신감을 쌓으면서 경기력이 더 좋아지는 선순환을 이어 갔다. 게다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엔트리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모든 선수들이 자기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했다. 김이 조금은 빠진 듯한 삼성에 비해서는 확실히 경기력에 생기가 있었다. 올해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 확실히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 또한 “두 명의 도현이(김도현 윤도현)가 오늘 경기를 이끌었다. 선발 투수 김도현이 시종일관 공격적인 투구로 7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줬다. 제구와 구위 모두 위력적이었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이다”면서 “타격에서는 윤도현이 어제 경기에 이어 오늘도 멀티안타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 타격에서 확실히 장점이 많은 선수다. 3번 타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박찬호도 활발한 공격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주전들이 빠진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을 짚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쟁까지 불이 붙은 KIA가 2017년 세운 구단 최다승(87승)까지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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