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정원과 숲을 집 안에서 만나는 세종시 단독주택

집에 담은 자연과 소통, 그리고 감사 : 세종 반곡 은담집

오랜 꿈을 자양분으로 다양한 사람이 기적처럼 모여 키워낸 집.자연을 품은 풍경과 주택의 즐거움까지 모든 것을 담은 은혜로운 집이다.



잘 계획된 필지들과 가지런한 박공지붕 집들이 마치 규칙처럼 들어선 마을. 그런 마을에 밝은 그레이 톤에 입체적이면서도 묵직한 비주얼을 가진 한 주택이 오가는 이의 시선을 잡는다. 마냥 거대한가 하면 단정한 블랙 톤의 대문과 벽 틈새에서 보이는 정갈한 메인 정원이 지루함과 갑갑함을 덜어낸다. ‘은담집’의 첫인상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 모습. 남쪽의 메인 정원과 북쪽의 후정, 그리고 게스트룸 겸 음향실에서 즐기는 프라이빗 정원(도로면)이 보인다.

PLAN & SECTION


(위,아래)주택 대문을 열면 바로 앞으로 웰컴가든 역할을 겸하는 후정이 시야에 바로 닿는다. 대문 앞은 넓은 가벽이 포치 역할을 해 실내외 출입을 수월케 한다.
정원 대문과 프라이빗 정원(가벽 오른편). 프라이빗 정원은 게스트룸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반곡동
대지면적 : 349.7㎡(105.78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 자녀1)
건축면적 : 128.6㎡(38.9평)
연면적 : 199㎡(60.19평)
건폐율 : 36.79%
용적률 : 57.08%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9.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 외벽 2×6 구조목+내벽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4K, 비드법단열재 2종3호 50㎜
외부마감재 : 외벽 - 롱브릭 타일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이건창호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시닉 https://scenic.co.kr
시공 : 하우스컬처 http://hausculture.com
설계·감리 : 바이아키텍쳐


북측 후정에는 부부가 천리포수목원에서 만나 한눈에 반했다는 큰별목련이라는 수종의 나무를 어렵게 구해 심었다. 부부는 꽃이 필 내년 봄을 몹시 기다린다고.
거실과 맞닿아있는 메인 정원. 복잡한 형태와 선보다 단정하게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방과 가까운 부분은 판석으로 넓게 포장해 식사 등 외부 활동에 편의를 더했다.
정면 눈높이에서 느껴지는 입체감과 달리 위에서는 박공과 가벽이 만드는 다채로운 조형감이 인상적이다.

‘은담집’이라는 집 이름의 유래에 관해 물었다. 건축주 이성만 씨는 집을 짓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주택에 대한 꿈을 키우고, 땅을 구하고, 지어질 집의 청사진을 그리고, 집을 짓기까지. 가족과 건축가, 빌더, 조경가 그리고 다양한 공정의 기술자들까지 여러 사연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꿈을 꾸던 시기와 집을 지을 수 있게 된 시기 사이 높아져 버린 비용을 포함해 더 어려워진 건축환경도 쉽지만은 않은 허들이었다. 마음에 꼭 드는 건축가를 찾았지만, 설계를 진행하기까지 일 년 넘게 기다렸다. 건축주 부부는 “지난하고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무사히 집이 지어졌다”며 “이 모든 것들이 은혜고, 그 은혜가 담긴 집”이기에 ‘은담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현관은 시스템도어와 후정 방향으로의 큰 창 덕분에 늘 밝고 개방감으로 충만하다.
땅이 가진 형태 덕분에 주방 아일랜드도 여기에 맞춰 독특한 형상을 갖췄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티쿠릴라 친환경 도장 / 바닥 – 이건마루 원목마루
바닥·욕실 타일 : 티앤피 세라믹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더죤테크 등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우림 앤 뮤즈
조명 : 챕터원 - 스틸라이프 화양연화, 필립스 등
계단재 : 원목마루 + 도장
현관문 : 이건창호
방문 : ABS 위 도장
데크재 : 석재


침실 반대편의 가로창이 시원스럽게나 숲을 한눈에 담는 서재는 아내의 발레 연습실을 겸한다.
메인 정원으로, 또 지붕선으로 시원스럽게 열린 거실. 안방과 거실 사이에는 세로로 낸 긴 창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없고, 지금은 만족스럽다는 부부의 후문.
거실 옆에 자리한 게스트룸. 앞으론 프라이빗 정원이 펼쳐진다.

부부는 주말이면 전국의 수목원을 다니는 게 취미일 정도로 조경과 자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은담집을 설계한 바이아키텍쳐 이병엽 소장은 “대지의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과의 직·간접적인 연결성을 강조하는 배치를 구현했다”며 “동쪽의 단지 조경, 남쪽의 메인 마당 조경, 북쪽의 후정, 서쪽의 산이 집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로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뒤섞일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메인 정원과 곡면의 벽이 감싸는 듯한 거실은 마치 피아노 무대같은 느낌을 준다. 계단실은 가로로 긴 틈을 만들어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자연광으로 어둡지 않게 했다. 2층에는 투명 강화유리로 난간을 만들어 거실에서도 가로 창을 통해 산 풍경까지 누린다.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든 집인만큼 은담집에는 가족 구성원 각자의 취미 공간과 가족의 휴식공간이 ‘따로 또 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공유된다. 피아노, 발레, 독서, 음악감상, 정원에서의 모임 등의 활동은 각자 이뤄지면서 연결된 공간과 시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물론, 필요에 따라 게스트룸처럼 공간이 가변형으로 분리되기도 한다. 또한, 분리된 각 영역 어떤 곳에서든 창밖으로 펼쳐진 자연을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다.

세탁실-안방-드레스룸-욕실의 순서로 하나의 동선 안에서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독특한 형태의 공간에 자리한 드레스룸. 드레스룸과 안방 사이는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음악감상을 좋아하는 자녀의 방. 지붕선을 고스란히 살려 독특한 볼륨감을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에서도 멀리 숲 조망을 누린다.
저녁무렵의 주택. 메인 정원에 거실에서 쏟아지는 빛이 한껏 담겼다.

이병엽 소장은 “자연과의 다차원적 조화를 통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물고, 가족의 소통과 개인의 자유를 모두 담아내는 공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던 프로젝트”라며 “가족의 생활 방식과 꿈을 반영한 이 집이 그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영감과 소통, 휴식을 주는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그 설계 의도대로 가족은 각자의 공간에서, 모두의 공간에서 자연을 즐기고 누리며 집안을 은은하게 채우는 피아노 소리처럼 매일 일상을 은혜롭게 채워나가고 있다.


건축가 이병엽 : 바이아키텍처

‘By Architecture’는 유연한 태도를 바탕으로, 건축으로부터 시작하여 건축너머의 가치를 지향하는 우리의 정체성이자 모토로, 바이아키 건축사사무소는 사람, 자연, 내러티브, 분위기, 지속성 등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눈에 보이는 건축과 공간에 함축하여 담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건축설계는 건축물이 완성되면 마무리되지만, 건축물의 삶은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https://byarchitecture.kr

기획_신기영 사진_변종석ⓒ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7월호 / Vol.305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