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견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러시아는 그동안 유지해오던 ‘자발적 중거리 미사일 미배치 선언’을 전격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중거리 핵전력(INF)의
유럽 배치를 공식화한 것으로,
냉전 시절을 방불케 하는
핵 군비 경쟁 부활의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러시아의 강경 대응은 미국이
필리핀에 지상 이동형 발사 시스템인
‘티폰’(Typhon)을 배치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티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대공·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배치로 보이지만,
러시아는 그 사거리가
러시아 극동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이 미국산 티폰 시스템
구매를 검토하고, 덴마크에 이미
은밀히 배치됐다는 러시아 측 주장이
나오면서, 러시아는 유럽 전역이
미국 중거리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즉각
자국의 대응전략을 가동했습니다.

사거리 최대 5,500km, 최고 속도
마하 11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쉬니크’(Oreshnik)를 양산하고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해당 미사일은 복수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MIRV 시스템을 장착,
단 한 발로도 복수의 도시나
군사 거점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입니다.

재래식 탄두는 물론,
핵탄두 탑재도 가능해, 유럽 전역이
사실상 러시아의 핵 사정권에
들어가게 되는 셈입니다.

이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잠수함을 러시아 인근에
재배치하겠다는 발언 이후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해당 발언이
실제 전략원잠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함에도, 러시아는 이를
‘핵 위협’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문제는 이제 미국과 러시아를
제약할 수 있는 국제 조약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INF 조약은 이미 파기되었고,
유일하게 남아 있던
‘신전략무기감축조약(신 START)’도
2026년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핵 확장 경쟁을 제어할 수 있는
마지막 고리마저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실질적인
핵전력 배치에 나서고 있는 지금,
세계는 다시 한 번 전면 핵대결의
그림자 아래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이 핵 무기의
실질적 타격권에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핵무기 억제력의 명분 아래 벌어지는
이 위험한 확장 경쟁은 인류 전체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