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없을 땐 이거 하나면 된다… 밥도둑 '더덕구이' 레시피 공개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나무에서 연초록 잎이 돋기 시작하면 입맛도 점점 살아난다. 이맘때면 산에서 막 캔 더덕이 시장에 풀린다. 더덕 특유의 아린 향이 싫어 멀리했던 사람도 이 시기엔 다시 손이 간다. 살짝 두드려 넓게 펼친 더덕을 구우면, 찬밥도 두 공기 뚝딱 비워지게 만든다.

더덕은 잘못 손질하면 질기고 맛이 없다. 두들기는 강도나 굽는 불 세기에 따라 식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고추장 양념을 덕지덕지 바른다고 해서 맛있어지는 게 아니다. 오늘은 더덕의 향은 살리고, 질감은 부드럽게 만드는 '더덕구이' 레시피를 소개한다.
양념, 불조절, 식감까지… 밥상 위 더덕의 재발견

더덕을 구울 땐 두께가 관건이다. 너무 얇으면 탈 수 있고, 두꺼우면 안 익는다. 적당히 펴서 넓적하게 만들면 양념도 잘 스며들고 구울 때 들뜨지 않는다. 양념은 단순해야 좋다. 간장, 고추장, 참기름만 잘 조합해도 풍미가 산다.
더덕을 굽기 전엔 미리 양념을 바르고 숙성해야 한다. 바로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날것이다. 30분 정도는 그대로 두고 양념이 배게 하는 게 핵심이다. 구울 땐 불 조절이 중요하다. 센 불에 확 익히면 금방 탄다. 중약불에서 천천히, 기름 두르고 노릇하게 구워야 끝까지 향이 살아 있다.

게다가 마지막에 잣가루를 살짝 뿌리면 고급스러운 맛이 더해진다. 고추장의 매운맛을 살짝 눌러주면서 고소함을 더해준다. 생략해도 상관은 없지만, 한 번쯤 해볼 만한 조합이다.
남은 더덕, 다음날 도시락 반찬으로도 제격

더덕구이는 당일 구워서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남겨뒀다가 다음날 차가운 도시락 반찬으로도 잘 어울린다. 일반 구이류처럼 기름이 굳거나 질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하룻밤 냉장고에서 숙성되면 양념이 더 깊게 배어 맛이 안정된다. 찬밥과 함께 싸도 간이 잘 맞고,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운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면 방금 구운 것 같은 식감이 돌아오지만, 그냥 먹어도 큰 무리는 없다. 손질해 구운 더덕은 식어도 질기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특히 매콤달콤한 고추장 양념 덕분에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만족감이 크다.
남은 양념이 있다면 그대로 버리지 말고 활용하면 좋다. 팬에 밥을 넣고 볶아 더덕 양념볶음밥을 만들거나, 삶은 국수에 넣어 비벼 먹어도 손색없다. 양념장 자체가 고기 양념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불고기나 제육볶음 양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남은 더덕은 잘 밀폐해 냉장 보관하면 이틀 정도까지는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일주일치 반찬으로 만들 땐 한 번 구워 소분해서 냉동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먹기 전 자연해동 후 팬에 살짝 굽거나 데우면 처음 구웠을 때와 비슷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도시락 반찬 고민이 많을 땐, 이렇게 미리 만들어두는 더덕구이가 제격이다. 밥 위에 올려 주먹밥처럼 싸도 좋고, 김에 싸서 간단한 김밥 형태로 만들어도 손색없다. 기름지지 않고 입에 착 붙는 양념 덕분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더덕구이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더덕 5뿌리, 맛간장 3큰술, 참기름 2큰술, 올리브유 2작은술, 고추장 8큰술, 고춧가루 3큰술, 맛술 3큰술, 진간장 1큰술, 물엿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잣가루 약간
■ 만드는 순서
1. 더덕의 양 끝을 자르고, 칼로 껍질을 긁어낸다.
2. 더덕을 반으로 가른 뒤, 머리 쪽부터 자근자근 두드려 납작하게 편다.
3. 맛간장 3큰술, 참기름 1큰술, 올리브유 2작은술을 섞어 유장을 만든다.
4. 더덕에 유장을 고루 바르고 30분간 둔다.
5. 고추장 8큰술, 고춧가루 3큰술, 맛술 3큰술, 진간장 1큰술, 물엿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6. 숙성된 더덕에 고추장 양념을 고루 바른다.
7. 팬에 올리브유를 약간 두르고 예열한다.
8. 더덕을 중약불에 올려 한 면씩 노릇하게 굽는다.
9. 타지 않게 주의하며 양면을 익힌다.
10. 접시에 담고 잣가루를 살짝 뿌려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더덕은 너무 세게 두드리면 찢어진다. 탄력 있게 눌러야 넓고 일정한 두께가 된다. 양념장은 구울 때 탈 수 있으니 남은 양념은 다 바르지 말고 굽고 나서 덧바르는 게 좋다. 팬에 너무 많은 기름을 두르면 향이 묻힌다. 팬은 살짝 코팅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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