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마차가 뜬다? 우마무스메가 평점 1점대 된 이유

‘리니지’ 형제‘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누르고
구글 매출 1위까지 달성했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분명 최근까지도 엄청난 위용을 뽐냈었는데...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며 쾌속 질주를 이어갈 것만 같았는데,
고저차 200m(?)의 언덕 주로를 마주했습니다.

최근 국내 유저들이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그 발단은 ‘우마무스메’의 최종 콘텐츠, 챔피언스 미팅 관련 공지였습니다.

챔피언스 미팅 '타우러스 배'에 대한 최초 공지. 현재는 일정이 수정된 상태입니다.

챔피언스 미팅은 실시간 PvP 콘텐츠로,
유저들은 사전에 공지된 대회 조건에 맞춰 우마무스메를 육성한 후,
이들을 활용해 총 3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는 수 십 회의 레이스를 치뤄야 하지요.
각 라운드마다 성적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고,
특히 결승 라운드에서 1위를 할 경우 그 증표로 특별한 칭호도 받게 되지요.
한마디로 부와 명예를 모두 충족시키는 콘텐츠입니다.

유저 1인당 3명의 우마무스메챔피언스 미팅 엔트리에 넣어야 하는데요.
주어진 경기장 조건에 맞춘 능력치와 스킬을 지닌 우마무스메 하나를 완성하는데
도자기 빚는 장인과 같은 노력과 정신력이 요구되지요.
즉, 3인 엔트리를 완성하기까지는 적게는 수 십, 많게는 수 백번의 육성이 따릅니다.

1인당 3명의 우마무스메를 출전시켜야 합니다. 최정예 3명을 육성하기까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죠.

그렇기에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에서는
챔피언스 미팅 시작 3주 전, 짧아도 2주 전
경기장, 레이스 거리, 마장 상태 등등 챔피언스 미팅 정보를 미리 공지
유저들이 챔피언스 미팅에 대비할 수 있게 했지요.

그런데 국내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첫 챔피언스 미팅 ‘타우러스 배’ 시작 불과 일주일 전,
참가 리그 선택 기간 기준으로는 3일 전
에 해당 정보를 안내했습니다.
아울러, 챔피언스 미팅이 어떤 콘텐츠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조차 하지 않았죠.

개시 3주 전에 공지를 하는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도 첫 챔피언스 미팅을 말이지요.

일명 ‘미래시’
그러니까 일본 서비스의 전례에 따라 어떤 콘텐츠인지,
언제쯤 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하긴 합니다.
하지만 모든 유저들이 일본 서비스 과정을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콘텐츠 자체는 같을지라도 서비스 지역과 대상 유저,
그리고 서비스 개시 시점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에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안내 및 공지는 카카오게임즈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유저들은 그간 쌓아왔던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내게 됩니다.

사실 챔피언스 미팅 안내 관련 이슈가 불거지기 직전에도 국내 유저들은
구글 플레이 ‘평점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선 ‘고루시 위크’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던 대형 이벤트
‘564 캠페인’에 대한 안내시기적으로 늦었고, 내용도 미흡했기 때문이지요.

평점의 상태가...

이렇게 이미 조금씩 타고 있던 장작에
챔피언스 미팅 공지 사태라는 기름이 부어지자
그간 쌓여온 유저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했습니다. 

재조명된 주요 내용만 짚어봐도
방언 사용 캐릭터 대사의 표준어 번역,
알람 기능 비정상 작동 및 임의 삭제,
일본 서비스 대비 적은 보상 재화,
캐릭터 픽업 기간 단축 등등이지요.
시위 형태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게 됩니다.

디시인사이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갤러리에 올라온 성명문.

‘우마무스메’ 한국 유저들이 준비 중인 오프라인 시위는
‘트럭 시위’로 알려진 기존의 것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마차’를 이용하고자 한다는 점이지요. 

‘한국마차회’라는 마차 이벤트 전문업체를 통해 진행할 예정인데요.
디시인사이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갤러리’ 주도로 이뤄진 모금에선
시위에 쓰일 비용 약 955만 원을 모금했고,
현수막에 적을 문구에 대한 공모전도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한국마차회 홈페이지에 있는 마차 예시

시위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던 지난 24일, 카카오게임즈는 사과문을 발표했는데요.
유저들이 지적한 몇가지 부분에 대한 자신들의 실책 및 개선방안은 내놓긴 했지만
언급하지 않은 부분들도 많은데다,
운영 이슈에 대한 원인 분석이 없어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차 시위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지요.

한편, 공교롭게도 ‘우마무스메’ 일본 서비스에서도
일본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우마무스메는 반년 주기로 신규 육성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지난 24일이 바로 네번째 육성 시나리오가 나오는 날이었죠.
기존 육성 시나리오가 지겨워진 시점이기도 했고,
게임 플레이에 격변을 가져올 만한 육성 능력치 상한 향상까지 동반했기에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신 육성 시나리오, '그랜드 라이브'. 하지만...

하지만 신 육성 시나리오가 기존 육성 시나리오에 비해
실력 좋은 우마무스메를 육성하기 어렵다라는 점이 밝혀지고,
능력치 상한 해방 역시 기존 최대치였던 1,200을 넘기는 수치에 대해서는
큰 비율의 역보정이 들어간다는 점도 전해졌지요.
예를들어 스피드 능력치를 1,600을 찍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1250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현존하는 네 가지 시나리오마다 능력치 상한 해방 수치가 다르게 적용되어
겉보기에는 네 가지 시나리오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PvP에서 활약할 수 있는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직전의 육성 시나리오, '메이크 어 뉴트랙'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입니다.
일본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있던 기존 콘텐츠를
반강제적으로 이어서 플레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죠.
기대가 컸던 만큼 배신감도 크게 느끼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나마 인게임 라이브로 추가된 게임 메인 테마곡, '걸스 레전드 유'는 제목 그대로 레전드라고...

놀라운 성적을 거뒀음에도 비슷한 시기,
한일 양국에서 시끌시끌한 우마무스메.
각 지역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와 사이게임즈가
유저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대처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