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의 종류와 속설, 영양소에 대한 진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몸이 쉽게 지치는 여름철, 입맛이 떨어지고 기력이 없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럴 때 흔히 찾는 음식이 바로 보양식이다. 삼계탕, 갈비탕, 도가니탕 등 여러 보양식이 있지만, 기름진 풍미와 고단백 영양 덕분에 특히 인기를 끄는 건 장어다.
장어는 옛 문헌에도 정력에 좋은 스태미나 식품으로 소개돼 왔고, 지금도 여름철 보양식 차림표엔 빠지지 않는다. 특히 장어 꼬리는 유독 인기가 많은데, 정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면서 몸통보다 더 귀하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꼬리만 따로 사서 먹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장어 꼬리에만 영양소가 몰려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장어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종류별 특징과 영양소 비교까지 여름철이면 빠지지 않는 장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우리나라 장어의 3가지 종류

장어는 크게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대중적인 건 뱀장어다. 흔히 ‘민물장어’라고 불리는 뱀장어는 실제로 민물에 서식하는 유일한 장어다. 바다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강으로 올라와 수년간 살다가 산란기가 되면 다시 바다로 돌아가 알을 낳고 죽는다.
이 중 일부는 강이 아닌 갯벌 부근에서 자라는데 이를 '풍천장어'라고 부른다. 풍천은 특정 지역명이 아니라 바닷물이 강물을 밀어올리는 자연현상을 말하며,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을 뜻하기도 한다. 풍천장어는 갯벌의 영양을 흡수해 육질이 쫀득하고 기름기가 많아 구이와 덮밥 등에 자주 사용된다.
갯장어는 날카로운 이빨과 사나운 성질 때문에 ‘갯장어’ 또는 ‘하모’로 불린다. 주로 여름철 남해안에서 잡히며, 뱀장어와 달리 양식이 불가능해 가격이 비교적 높다. 여수, 통영 등 남해 해역에서 나오는 갯장어는 품질이 높아 일본에도 수출된다.
붕장어는 바닷속 모래나 뻘에 구멍을 파고 사는 습성 때문에 ‘구멍 혈’ 자를 써서 ‘아나고’라 불린다. 붕장어는 한반도 인근 바다에서 일 년 내내 잡히고, 어획량도 많다. 양식은 어렵지만 수요가 많아 가격대는 뱀장어보다 저렴한 편이다. 지방 함량이 낮고 살이 연해 초밥이나 튀김, 전골 등으로 즐긴다.
꼬리가 가장 좋다는 속설의 진실

장어는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뮤신과 코드로이친 같은 점액 성분이 정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단백질과 비타민A, B군, 칼슘, 철분 등도 풍부하다. 그중 비타민A는 일반 생선보다 약 150배나 많은데, 활성산소 제거에 효과적이며, 시력 보호에도 좋다.
하지만 장어 꼬리에만 이런 성분이 몰려 있다는 얘기는 근거가 약하다. 단지 꼬리의 생김새와 움직임에서 비롯된 속설일 뿐이다.
실제로 2020년 부경대 식품공학과 연구팀이 장어의 꼬리와 몸통 각각 100g의 성분을 비교한 결과, 몸통이 단백질과 비타민A 등 주요 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어 먹을 때 피해야 할 음식들

장어는 몸에 좋은 보양식이지만, 기본적으로 지방 함량이 높은 생선이다. 기름이 많아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지나치게 많이 먹는 건 좋지 않다.
장어를 먹은 뒤 복숭아, 사과, 포도 같은 과일을 바로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 과일들에 들어 있는 유기산이 장을 자극하고 장어 지방의 소화를 방해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대신 장어를 먹을 땐 부추나 생강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생강은 비린내를 없애주고, 부추는 장어의 따뜻한 성질과 어울려 소화를 돕고 기력 회복에도 좋다. 여름철 삼계탕 대신 색다른 보양식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조합이다.
한편, 장어는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장어의 단백질 성분 중 트로포미오신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 이력이 있거나 아토피, 면역 반응에 민감한 사람은 장어 대신 육류 보양식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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