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흔들다 센강에 결혼반지 ‘퐁당’... 아내에게 “더 큰 금 가져갈게”

이혜진 기자 2024. 7. 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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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년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이탈리아 팀이 센강을 따라 행진하는 동안 잔마르코 탐베리가 이탈리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 AP 연합뉴스

“결혼 반지를 잃어버린다면, 사랑의 도시보다 더 나은 장소는 없을 거예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기수였던 높이뛰기 선수 잔마르코 탐베리가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센강에서 결혼반지를 잃어버린 후 남긴 말이다.

28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6일 파리 센강 일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탐베리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탑승한 바지선에서 이탈리아 국기를 흔들다가 결혼반지를 센강에 빠뜨렸다. 2020 도쿄올림픽 높이뛰기 부문 금메달리스트인 탐베리는 이탈리아 국가대표 기수였다.

그는 이탈리아·이스라엘·자메이카 대표팀이 함께 오른 배를 타고 센 강을 따라 순항하던 중 손가락에서 반지가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말았다. 떨어진 반지는 튕겨 나가 이내 강물로 떨어졌다고 한다.

탐베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내 키아라 본템피 탐베리에게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미안해요, 내 사랑. 정말 미안해요”라며 “비가 많이 왔고, 내 체중이 너무 많이 빠졌거나 아마도 주체할 수 없는 열정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반지는 사랑의 도시 파리의 센강에 영원히 머무를 것”이라며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의 반지도 강에 던져 반지 한 쌍이 영원히 함께하도록 하자”고 했다. 이어 “당신이 항상 부탁했던 것 처럼 사랑의 서약을 다시 하며, 또 한 번 결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며 “더 큰 금(금메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탐베리는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카타르의 무타즈 바르심 선수와 함께 공동 금메달을 땄다. 1912년 이후 최초의 올림픽 공동 금메달이다.

두 선수는 똑같은 시기에 2m37에 성공한 이후 2m39에 도전했지만 모두 3차례나 실패했다. 성공 시기를 참고해 후반 기록이 더 좋은 선수의 손을 들어주는 ‘카운트백’ 기록 역시 동률이었다. 두 선수는 주최 측이 제안한 ‘점프 오프’를 통해 끝까지 단독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었지만 우승 타이틀을 공유하기로 했다. 두 선수가 동의하면 규정상 공동 우승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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