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 원대 구찌 셋업과 파격적인 컬러 매치

지난 7일 저녁,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리뉴얼 오픈 행사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수많은 셀러브리티 속에서 단연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배우 이영애였다.
단아하고 우아한 브라운 톤의 셋업, 그 아래로 드러난 선명한 초록색 스타킹은 다음 날까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이번 패션이 고도의 전략으로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오나 공주’ vs ‘역시 이영애’ 갑론을박

이날 이영애가 선택한 의상은 구찌의 가을 컬렉션이었다. 차분한 다크 브라운 컬러의 ‘울 코튼 저지 셔츠’(160만 원)와 클래식한 실루엣의 ‘씨드 울 스커트’(195만 원)는 그녀의 독보적인 우아함을 극대화하는 듯했다.
여기에 아이보리 레더 소재의 ‘시에나 스몰 숄더백’(550만 원)을 매치해, 확인된 아이템 가격만으로도 총 905만 원에 달하는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했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바로 발끝까지 시선을 강탈한 비비드한 그린 컬러의 스타킹이었다.
이 하나의 아이템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180도 바꾸며 온라인상에서 즉각적인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긍정적인 반응은 그녀의 ‘도전 정신’과 ‘트렌디함’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패션계를 강타한 말차코어(말차 라테처럼 부드러운 그린 톤을 활용하는 스타일) 트렌드를 접목한 멋진 시도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자칫 학부모 모임 룩처럼 보일 수 있는 단정한 셋업에 초록색 스타킹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한층 세련돼졌다”며 “역시 이영애는 이영애다, 아무나 소화 못 할 조합”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반면, 어색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굳이 초록색이어야 했나”, “피오나 공주나 위키드의 엘파바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너무 강렬한 색상 탓에 시선이 스타킹에만 집중되어 아쉽다는 지적과 함께, 발에 맞지 않는 듯한 투박한 블랙 플랫폼 슈즈가 난해함을 더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과거에도 파격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영애의 선택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한 파격이 아닌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전략’임을 알 수 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초록색’은 구찌의 창립 초기부터 사용된 브랜드의 상징, 바로 ‘웹(Web)’ 스트라이프(초록-빨강-초록)의 핵심 컬러이기 때문이다.
즉, 그녀는 단순히 튀는 색을 고른 것이 아니라, 브라운 톤의 의상에 구찌의 DNA를 압축한 그린 컬러를 더해 온몸으로 ‘구찌스러움’을 표현한 셈이다.

이러한 과감한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약 10년 전,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렬한 핑크로 통일한 구찌 룩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다른 구찌 포토콜 행사에서는 와인빛의 버건디 가죽 코트로 등장해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를 깨는 카리스마를 발산하기도 했다.
이는 이영애가 구찌라는 브랜드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패션 스펙트럼을 넓히고, 나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는 시도를 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이영애의 그린 스타킹은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선 하나의 선언이다.
‘우아함’이라는 대중의 기대에 안주하지 않고, 패션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려는 아티스트의 의지 표명인 것이다.
‘논란’이라는 키워드 뒤에 숨겨진 그녀의 일관된 도전 정신과 브랜드에 대한 존중을 읽어낼 때, 비로소 이 파격적인 스타일링의 진정한 가치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