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고의 유행은 단지 형태적인 것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닌듯하다. 업계 전반에서 과거 인기 모델에서 이름과 콘셉트를 가져온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는 것에서도 그러하다. 혼다 역시 2017년 역사적인 랠리 모터사이클 아프리카 트윈을 부활시킨데 이어 최근에는 호넷의 부활을 알린 바 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추세인 미들급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을 위해 아프리카 트윈 못지않은 전설적인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트랜스알프를 2023년 신제품으로 발표, 많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오리지널 트랜스알프는 1986년 583cc V트윈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현재까지도 도로에서 운행 가능한 모델이 있을만큼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2000년과 2008년 두번의 풀체인지가 이루어지며 많은 성공을 거둔 트랜스알프가 이번에 755cc 병렬 트윈 엔진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엔진은 CB750 호넷과 공유하는 것으로, 최고출력 67.5kW(91.7ps)/9,500rpm, 최대토크 75Nm/7,250rpm의 성능을 낸다. 엔진의 콤팩트한 설계를 위해 기본 구동 기어의 작동을 2배로 늘리고 밸런서 구동 기어를 제거했으며, 워터펌프를 엔진 커버 내로 넣어 별도의 수냉식 오일쿨러가 필요하지 않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린더에 CRF450R과 CBR1000RR-R에 적용되는 Ni-SiC(니켈-실리콘 카바이드) 코팅이 이루어졌다.

전자식 스로틀(TBW)이 적용되어 동일한 엔진이지만 다른 특성을 보여주기 위한 세팅이 적용됐으며,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는 레버 작동에 들어가는 힘을 줄이고 상단 변속이 더 쉽게 이뤄질 뿐 아니라 급체동 및 급격한 하단 변속 시 뒷바퀴가 튀는 현상을 억제한다. WMTC 기준 연비는 23km/L로, 16.9L의 연료탱크와 결합해 1회 주유로 최대 39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TBW 적용으로 스포츠, 스탠더드, 레인, 그래블 4개의 기본 라이딩 모드와 함께 사용자 설정(유저)모드를 제공해 다양한 노면에서의 차량 설정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주행 모드를 통해 바뀌는 설정은 엔진 출력, 엔진 브레이크, ABS,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HSTC)이며,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HSTC와 후방 ABS는 기능을 끌 수도 있다. 또한 앞바퀴 들림 방지도 기본 적용되어 HSTC와 함께 통합 제어된다.

엔진은 서브 프레임을 통합시킨 경량, 고강성의 스틸 다이아몬드 프레임에 탑재된다. 조향각 42°, 최소회전반경 2.6m로 저속에서의 유턴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서스펜션은 200mm의 작동범위를 갖는 쇼와 43mm SFF-CA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와 190mm 작동범위의 쇼와 쇼크 업소버가 적용된다. 앞 포크는 스프링 예압 조절이 가능하고, 뒤 쇼크 업소버는 리저버 탱크 별체식으로, 역시 예압 조절이 가능하다. 오프로드 주파 시 장애물이 하부를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저지상고를 210mm로 높게 설정했다. 브레이크는 앞 310mm 듀얼 웨이브 디스크와 2피스톤 캘리퍼를, 뒤는 256mm 웨이브 디스크와 1피스톤 캘리퍼를 조합했다.

페어링과 차체 전반은 탑승자를 주행풍으로 보호하면서도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다듬어졌다. 오프로드 지향 모델답게 시트고는 850mm로 높은 편이지만, 이 높이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820mm 높이의 시트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또한 장거리 이동 시 스마트폰이 방전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USB 소켓이 시트 하단에 마련되어 있다.

계기판은 5인치 TFT 풀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라이더가 원하는대로 4가지 유형의 화면 구성을 선택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혼다 스마트폰 음성제어 시스템이 탑재된다. 다만 NT1100이나 골드윙처럼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등의 기능은 지원되지 않는다. 전 등화류는 모두 LED가 적용되어 우수한 광량을 제공하고, 테일램프에는 급정지 시 후행 차량에 위험상황을 알리는 긴급제동신호 기능이 있다. 또한 차선 변경이나 좌우 회전 시 앞뒤 바퀴 속도차이를 분석해 자동으로 램프를 꺼주는 오토 캔슬링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혼다 XL750 트랜스알프는 오리지널 모델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트리컬러(흰색/파랑/빨강)를 비롯해 매트 이리듐 그레이 메탈릭, 메트 발리스틱 블랙 메탈릭 3종의 색상으로 출시된다. 또한 고객의 사용 용도에 맞춰 손쉽게 옵션을 구성할 수 있는 패키지 5종을 함께 발매해 취향에 따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모델이 현대에 다시 부활하는 것만큼 반가운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오리지널과 완전히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당시의 느낌과 추구하고자 했던 콘셉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제품에 반영한 만큼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만한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여기에 그동안 부재였던 미들급 어드벤처 라인업을 보충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트랜스알프의 등장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