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무해함이 차오르는 가족영화

씨네아카이브 10번째 에피소드는 가정의 달에 걸맞은(?) 주제로 골라봤다. 이름하야 전체관람가 가족영화 특집! 지지고 볶으며 싸우다가도 힘들 때면 가족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처럼,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를 깨닫게 하는 가족 영화야 말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힐링 영화의 든든한 구심점 아닐까. 보고만 있어도 무해함이 차오르는 발행인 픽 전체관람가 가족영화 4편을 소개한다.
<미스 리틀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우선 <미스 리틀 선샤인>은 전체관람가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밝혀야 할 것 같다.🥹 종종 등장하는 욕설로 인해 미국과 국내 모두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분류되었지만, 발행인의 선택을 믿고(?) 꼭 감상해 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영화는 제대로 되는 일 하나 없는 가족들이 막내딸의 미인대회 참가를 위해 떠난 여행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진짜 가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는 8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해 탄탄한 각본과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올린 것은 물론, 선댄스 영화제를 비롯해 제79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받았다. 배우 라인업 역시 쟁쟁한데 스티브 카렐, 프란시스 맥도먼드, 폴 다노,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란 아킨, 그레그 키니어까지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로 연기 앙상블이 좋을 수밖에 없는 환상의 라인업! 알란 아킨의 경우 <미스 리틀 선샤인>으로 그해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아비게일 브레스린은 최연소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대학 강사이자 후버 가의 가장 리처드는 본인이 개발한 '성공의 9단계 이론'을 팔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본인의 인생은 파산 직전과 다름없다.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아내 쉐릴은 몇 주째 닭튀김을 저녁으로 내놓으며 시아버지 에드윈의 화를 돋우는데 에드윈은 헤로인 복용으로 양로원에서 쫓겨나 아들의 집에서 지내는 중이다. 게다가 리처드의 장남 드웨인은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묵언수행을 하겠다며 9개월째 가족들과 노트북으로만 대화를 나눈다. 이런 와중에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자살 기도로 입원했다 퇴원한 프랭크까지 누나 쉐릴의 집으로 오게 된다. 대환장 후버가의 유일무이한 햇살은 미인대회 입상을 꿈꾸는 막내딸 올리브!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어린이 미인 대회 ‘미스 리틀 선샤인’ 출전 기회가 찾아오고, 가족들은 올리브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미니 버스를 타고 1박 2일 여행길에 오른다. 그러나 좁은 버스 안에서 갈등은 조금씩 커져만 가는데... 과연 올리브는 무사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까?

<꼬마 니콜라 (Le Petit Nicolas)>

<꼬마 니콜라>는 프랑스 작가 르네 고시니와 삽화가장 자크 상페의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동생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오해한 니콜라가 동생을 제거(?) 하기 위해 학급 친구들과 벌이는 사건사고를 그린 소동극. 원작 만화는 1959년부터 벨기에의 주간지에 연재되어 인기를 얻으며 지금까지 사랑받는 프랑스어권 대표 만화 중 하나로 대부분 주인공 니콜라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로 웃음을 유발한다. 참고로 영화판 <꼬마 니콜라>의 에피소드는 주간지 연재 종료 후 타 신문사의 요청으로 제작된 부활절 특집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꼬마 니콜라>는 원작의 명성으로 영화화가 쉽지 않았으나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와 연출, 아역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호평받았다. 영화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고시니의 풍자와 상페의 그림체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단순히 원작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두 작가의 특징과 감성을 되살리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주인공 니콜라를 비롯한 악동 친구들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는데 이 과정이 TV를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카메라 앞에서도 가장 자연스럽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기준으로 캐스팅이 이루어졌다는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또래 아이들만이 가진 천진난만함에 미소가 지어진다.

안녕, 내 이름은 니콜라. 최근 순탄하기만 하던 열 살 인생을 위협하는 무지막지한 일이 생겼다. 바로 아빠가 갑자기 엄마한테 엄청 잘해주기 시작했다 것! 동생이 생긴 친구 말에 의하면 엄마 아빠 사이가 다정해졌다는 건 동생이 태어날 증거라던데... 그럼 이제 나는 귀찮아져서 숲에 버릴게 분명하잖아?! Oh, Mon Dieu… 그리고 얼마 전 동생이 생겨 버려 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던 친구가 정말로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절친들과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각종 작전을 벌였지만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고,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다. 무시무시한 갱단에 부탁해서 동생이 태어나면 납치해 달라고 하는 것! 그런데 갱단에서 돈을 요구했는데 어디서 구해야 할까?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험 칼럼니스트 벤자민 미가 동물원이 딸린 집을 사게 된 후 재개장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휴먼드라마. 영국의 칼럼니스트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가 원작으로 영화는 상실의 아픔을 겪은 가족이 치유의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게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영화는 평생 모험을 즐겨온 주인공 벤자민 역의 맷 데이먼과 동물원 책임자 켈리 역의 스칼렛 요한슨이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는데 여기에 엘르 패닝을 비롯한 익숙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캐릭터와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영화 음악은 아이슬란드 밴드 '시규어 로스'의 리드 보컬 욘시가 맡았는데,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운드트랙은 극의 서정성을 더하며 인간과 동물의 교감, 인물 간의 연대가 펼쳐지는 다트무어 동물원을 배경으로 작품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모험심 넘치는 칼럼니스트이자 두 아이들의 아버지 벤자민은 최근 아내를 떠나보낸 후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사를 결정하고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집에는 하나의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250여 마리의 야생 동물들이 사는 동물원이 딸려 있다는 것! 동물원 생태계는 1도 모르는 벤자민은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동물원을 살려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동물을 사랑하고 책임감 강한 헤드 주키퍼 켈리와 함께 재개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과연 벤자민 가족들과 동물원 식구들은 다트무어 동물원을 다시 열 수 있을까?

<패딩턴 (Paddington)>

<패딩턴>은 영국의 동화작가 마이클 본드의 『패딩턴 베어 시리즈』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아이 같은 순수함을 지닌 ‘말하는 곰 패딩턴’의 런던 정착기를 그렸다. 원작 동화는 1958년 첫 출간 후 지금까지 4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3,5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는데 영화 역시 개봉 당시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브라운 가족과 패딩턴의 인연은 패딩턴과 브라운 가족의 관계뿐만 아니라 브라운 가족 구성원에게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주는데 <패딩턴>이야말로 ‘무해함이 차오르는 전체관람가 가족영화’에 가장 부합하는 추천작이 아닐까 싶다.

패딩턴의 성공적인 실사화에는 쟁쟁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숨어 있는데 <해리포터 시리즈>의 제작진을 비롯해 <그래비티>의 시각효과팀이 참여해 ‘말하는 곰 패딩턴’의 완벽한 실사화를 이뤄냈다. 패딩턴의 목소리는 <향수>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벤 위쇼’가 맡아 천진난만한데 예의도 바른 패딩턴을 완벽하게 소화,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패딩턴의 런던패밀리 브라운 가족으로는 샐리 호킨스, 휴 보내빌, 줄리 월터스 등이 출연했는데 여기에 니콜 키드먼이 패딩턴을 박제시킬 기회를 노리는 빌런으로 등장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니콜 키드먼은 자신의 딸을 위해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폭풍우에 가족을 잃은 말하는 곰 패딩턴은 삼촌과 숙모 그리고 자신의 꿈이었던 런던에 가기 위해 페루에서 영국까지 여행을 떠난다. 정글을 지나 바다 건너 런던에 도착한 패딩턴은 우연히 브라운 가족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내딛는 발걸음마다 의도치 않게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는 패딩턴은 브라운 가족의 골칫거리가 되고 만다. 한편, 오랜 시간 찾아온 말하는 곰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박제사 밀리센트는 호시탐탐 패딩턴을 붙잡을 기회를 노리는데... 과연 패딩턴의 런던 정착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영화로운 기록생활, 씨네아카이브는 매주 금요일 함께 나누고 싶은 영화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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