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곡성 재보궐 선거 이겼지만...호남 지역 신문 민주당에 혹평
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 민주당 이겼지만 "등 돌린 민심" 비판 정서 전해
"당력 총집결하고도 박빙, 민주당에 대한 심판 의미" "호남 다자 구도 가능성"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전국의 관심을 모은 영광군수·곡성군수 재선거에서 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겼다. 지난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41.08%로 당선됐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는 30.72%,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가 26.56%, 오기원 무소속 후보가 1.62%를 얻었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55.26%로 당선됐다.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는 35.85%, 이성로 무소속 후보는 5.39%, 최봉의 국민의힘 후보는 3.48%를 얻었다.
소위 '민주당 텃밭'이라고 불리는 전남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정작 해당 지역에서는 민주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남도일보는 18일 1면 <텃밭 지킨 민주당, 뒷맛은 '씁쓸'>이란 기사에서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이 '텃밭 사수'에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 득표율은 41%에 그쳤고 진보당·혁신당·무소속 득표율을 합치면 거의 60%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남도일보는 “'호남 맹주'를 자부해온 민주당이 영광(靈光)에서 '상처뿐인 영광(榮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던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승리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곡성선거에 대해서도 이 신문은 “박웅두 혁신당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혁신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거뒀던 득표율 39.88%와 비슷한 유의미한 성적표를 거머쥐었고 (국민의힘·무소속 포함) '반민주당 표'는 45%에 달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2026년 제9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지역신문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온다. 광주일보는 18일 사설 <영광·곡성군수 승리 민주당 웃을 수만은 없다>에서 “혁신당과 진보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의 일당 독점에 대한 견제 가능성을 확인한 선거였고 나아가 다음 지방선거에서 호남 다자구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 호남 재선거는 야3당에게 호남에서 영원한 맹주는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영광 지역의 도의원이 2석인데 그중 1석은 진보당 소속이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두 선거 모두 승리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텃밭 사수를 의미있게 평가할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광주일보 사설에 비해 적극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담은 곳도 있다.
무등일보는 18일 사설 <혁신·진보 선전에 호남 정치지형 '꿈틀', 변화 기대>에서 “지방 군수 선거에 민주당 전남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당 대표까지 총출동해 총력체제에 나섰다. 수십 년 지역을 독점해 온 민주당이 조직을 총동원하고도 신생 혁신당과 약체 진보당에 밀리는 조짐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지역민들이 민주당에 던진 경고장이나 다름없다”고 썼다. 전남매일도 이날 사설에서 “군수 두명을 뽑는 초미니 선거에 당 대표 등이 당력을 총집결하고도 박빙 승부를 펼쳤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함께 지녔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남매일은 17일자 1면 기사 <영광 장세일·곡성 조상래 당선…민주, 자존심 지켰다>에서 “혁신당과 진보당의 거센 도전을 뿌리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로선 당의 심장부에서 '재신임'이란 결과물을 얻었다”며 “특히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다음달로 임박한 사법리스크 대응과 차기 대권가도에 숨통이 트이는 등 리더십을 다시 한번 곧추세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했다.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의 실패를 짚기도 했다. 광남일보는 17일 1면 <“이변 없었다”…곡성군수 조상래·영광군수 장세일 당선>에서 “이번 재선거에서 외연확장에 사실상 실패한 조국혁신당은 앞으로 야권분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로 상징되는 민주당과의 우호관계를 희생하면서도 지역정치에 도전한 상황에서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다시 정권교체 전선에서 민주당과의 관계회복에 나서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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