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이었으면 플라이였다?" 김재환, 문학 오자마자 터진 105m 스리런

고독한 침묵 끝에 터진 한 방은 강렬했습니다. '잠실 홈런왕' 출신으로 올 시즌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38)이 이적 후 첫 안타를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형 홈런으로 장식하며 인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김재환은 팀이 4-2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승기를 굳히는 비거리 105m짜리 우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이 홈런은 김재환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김재환은 이번 개막 시리즈부터 앞선 두 타석까지 포함해 10타수 무안타라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습니다. 특히 8타수 무안타 5삼진이라는 기록은 거포로서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안타 하나만 나오면 본인의 페이스를 찾을 것"이라며 김재환을 4번 지명타자로 꾸준히 기용했고, 김재환은 감독의 믿음에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보답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홈런이 'SSG랜더스필드(문학구장)'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김재환은 과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홈런왕(2018년 44개)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넓은 잠실 외야에 가로막혀 타구 질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심리적 압박감을 토로해왔습니다. 이날 7회말 윤석원의 시속 140km 바깥쪽 직구를 밀어친 타구는 좌측 담장 상단을 살짝 넘어갔습니다. 비거리는 짧았지만 문학구장의 특성을 잘 살린 '밀어치기'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탄탄한 선발과 폭발적인 중심 타선, SSG의 승리 공식

이날 SSG는 선발 투수의 안정적인 투구와 중심 타선의 결정력, 그리고 필승 불펜진의 가동이라는 완벽한 '승리 공식'을 선보였습니다.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5⅓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1회와 3회 다소 흔들리며 실점하기도 했지만, 4회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등 이닝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타선에서는 김재환뿐만 아니라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리빙 레전드' 최정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에레디아는 4회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솔로 홈런(시즌 2호)을 포함해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종횡무진 활약했고, 최정 역시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특히 6회말 에레디아와 최정의 연속 안타에 이은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는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김재환이 타격감을 조율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1루수로 나선 신예 고명준이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하위 타선과 상위 타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SSG 타선은 경기 초반 키움 선발 네이선 와일스의 짠물 투구에 막혀 고전하는 듯했으나, 6회 역전에 성공한 뒤 7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키움 마운드를 무너뜨렸습니다.

필승조 이로운의 역투와 키움의 뼈아픈 3연패

경기 중반 흐름을 바꾼 것은 불펜 투수 이로운의 역투였습니다. 베니지아노가 6회 1사 2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자 등판한 이로운은 후속 타자들을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이 이로운의 깔끔한 구원 등판 덕분에 SSG는 6회말 곧바로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로운은 이날 경기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반면 키움 히어로즈는 개막 이후 3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선발 와일스가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와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야수들의 실책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히 6회말 역전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책과 7회말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수비 집중력 저하는 키움 벤치에 무거운 숙제를 남겼습니다.

키움은 브룩스와 안치홍, 이주형 등 주축 타자들이 안타를 생산하며 분전했으나, 득점권 상황에서 SSG 필승조를 공략하지 못하며 번번이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으며 끈질긴 추격에 나섰지만, 단 1점에 그치며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22억 이적생'의 가치 증명, 3연승 SSG의 장밋빛 전망

이번 승리로 SSG는 개막 3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2년 최대 22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김재환이 조기에 이적 후 첫 홈런을 신고하며 심리적 부담감을 털어냈다는 점입니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후 "김재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본인의 역할을 해줬다"며 흡족해했습니다.

김재환의 가세로 SSG는 최정-김재환-에레디아-한유섬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상위권의 장타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문학구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김재환의 부활은 SSG가 올 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0타수 무안타라는 지독한 아홉수를 홈런 한 방으로 날려버린 김재환의 방망이가 남은 141경기에서 얼마나 더 많은 아치 를 그려낼지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SSG는 이제 안정된 선발진과 강력한 불펜, 그리고 파괴력 넘치는 중심 타선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독주 체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막 시리즈에서의 짜릿한 끝내기 승리에 이어 대승까지 거두며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습니다. 반면 연패에 빠진 키움은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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