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이치모터스 '전주' 손모씨, 방조 혐의 인정"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모습. 연합뉴스

법원이 권오수 전 회장 등이 기소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주가조작에 계좌가 활용된, 이른바 '전주'(錢主) 손모 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했다. 무죄가 선고됐던 1심의 판단을 뒤집은 것.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12일 항소심 선고에서 '전주' 손모 씨의 방조 혐의에 대해 "주가 부양을 용이하게 하고 주가 하락 방지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방조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권 전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우회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자 2009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와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짜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8년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우회 상장으로 하락하자 주가 조작 선수, 부티크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짜고 91명 명의의 157개 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도 있다.

권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가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고 인정하며 김 여사는 해당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으로 주목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시세조작에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동원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모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앞서 '전주'(錢主) 손모 씨는 주가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주가조작에 편승해 시세차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짐작될 뿐,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날 손모 씨가 방조 혐의만으로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전주'로 의심되는 김 여사와 그의 모친 최은순 씨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