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성 지지층에 자제 당부…비명계 “더 단호해야”

탁지영·신주영 기자 2023. 3. 1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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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폭탄 던지면 자멸할 수도…징계 청원 신중해야”
이정미 정의당 대표 향한 야유엔 “특검 등 협조 감안 자중”
개딸, 15일 트럭 시위 예고…조응천 “결별 각오 밝혀야”
공천제도 청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2024년 총선 공천제도 TF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비이재명(비명)계 달래기에 주력했다. 강성 지지층에게 비명계 의원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 대표는 민주당 ‘2024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 참석해 “내년 총선은 누구나 수긍하는 합리적인 그리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 과정이 갈등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축제의 과정으로, 당세가 확장되고 국민 지지를 늘리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체포동의안 이탈표와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 사망으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공천 문제로 당내 갈등이 번질 소지를 차단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 정치혁신위원회는 총선 출마자 심사에 활용되는 당무감사에 ‘권리당원 여론조사 20%’를 반영하고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항목에 ‘당무기여 활동’을 넣는 안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 당원 입김에 국회의원이 휘둘릴 것이란 내부 반발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 대표는 공천제도 TF에도 비명계를 다수 포진시켰다. 단장 이개호 의원은 이낙연계, 부단장 정태호 의원은 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위원 11명 중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과 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만 친명계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는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 당원존에서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색출하고 청원해서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는데 단합을 해친다”며 “집 안에 폭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7적’으로 규정한 포스터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이 당의 주축 중 한 분인데 적으로 규정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이런 행동을 보면) 신고도 해주면 어떨까”라고 했다. 그는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도 무효, 기권하신 분들 충정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당과 이낙연 전 대표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당원 청원에 대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당내 갈등 요인이 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를) 위한다는 행동이 저의 입장을 매우 난처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누굴 제명하라고 청원하면 제가 뭐가 되겠나. 적대감이 더 심해지지 않겠나”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강성 당원들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 야유를 보낸 것에도 자중을 부탁했다. 그는 “김건희 특검과 50억 클럽 특검은 정의당 협조를 받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것도 마음에 안 들고 저런 행태도 마음에 안 든다고 떼면 우리밖에 안 남는다. 마이너스 정치”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요청이 무색하게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비명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트럭 시위를 연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국회 앞과 강병원·전해철·이원욱·윤영찬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의원 모임 ‘민주당의 길’이 개최한 대선 1년 평가 토론회에서 “이 대표 거취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김종민 의원이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지도체제 비판이 계속됐다. 조응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공천을 염두에 둔다면 이재명 체제에 순응하고 ‘개딸’(개혁의 딸들)한테 잘 보이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게 ‘절대 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당신들과 결별하겠다’ 정도로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강성 지지층도 자제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탁지영·신주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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