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수레 위에 높게 쌓아 올린 박스 더미가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몸집보다 큰 박스들을 어쩌지 못하고 끙끙댑니다. 날은 춥고, 박스는 무겁고, 손수레는 비틀대고,,,할머니가 어쩔 줄 몰라하던 그때, 군복을 입은 청년이 나타납니다.
할머니의 쓰러진 수레 일으켜 세운 군인

2023년 1월 6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30초 남짓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엔 손수레가 높게 쌓인 박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옆으로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서 할머니 한 분이 손수레를 똑바로 세우려고 끙끙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체구의 할머니에겐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때 군복 차림의 청년이 다가와 할머니께 말을 건네더니, 할머니를 도와 쓰러진 수레를 세우기 시작합니다.

세웠나 싶었는데, 수레가 이번엔 반대로 쓰러지네요. 처음 수레가 쓰러질 때 아랫부분이 삐져나오면서 무게 중심이 흐트러졌기 때문입니다. 청년은 다시 손수레를 세우려고 애를 쓰고, 또 다른 행인이 달려와 도와준 뒤에야 드디어, 청년은 수레를 바로 세우는데 성공합니다.

이 영상을 올린 익명의 게시자는 “지난 6일 오후 2시30분쯤 영등포역 근처 카페에 앉아 있는데 창문 너머로 한 할머니께서 힘들어하고 계실 때 한 국군장병이 다가와 할머니를 도와주시는 걸 봤다”며 “날도 많이 추운데 망설임 없이 할머니를 도와드리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제보한다”고 썼습니다. 게시글에는 순식간에 칭찬 댓글이 900개 넘게 달렸습니다. 곧 할머니를 도운 청년이 누구인지 확인됐습니다.

주인공은 32사단 98여단 기동중대 기관총사수 이석규 병장이었습니다. 휴가에서 복귀하는 길에 카페에 들렀던 이 병장은 손수레와 씨름하는 할머니를 발견했고 주변에 나서는 이가 없는 걸 보고는 곧장 달려 나가 도운 것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 병장은 혹한기 훈련에 참여하고 있어 당시 상황을 직접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년 병장은 휴가 복귀 직후 전역하도록 일정을 짜지만, 이 병장은 전우들과 마지막 혹한기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굳이 휴가 일정을 조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원했던 이 병장의 포상휴가는 줄 수가 없다고 하네요. 대신 이 병장은 마지막 훈련까지 마치고 전역하는 날 사단장 표창을 받게 됩니다.

육군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알려지니 쑥스럽다”는 이 병장의 소감을 전해줬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폐지 할머니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 ‘작은 영웅’다운 소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