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장재현 감독 “호불호 각오..진보했단 평 듣고파”[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2.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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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장재현 감독이 개봉 소감을 밝혔다. 사진 I 쇼박스
‘오컬트 장인’ 장재현(42) 감독이 “호불호는 각오했다. 다만 (전작보단) 진보했다는 평을 듣고 싶다. 간절한 마음”이라고 ‘파묘’ 개봉 소감을 밝혔다.

장재현 감독은 ‘파묘’ 개봉일인 22일 가진 인터뷰에서 “무속 신앙에 빠져 미스터리 영화를 시작하게 됐고,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파묘’로 피날레를 장식하고자 했다. 그만큼 가장 아껴뒀던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화끈하고 체험적인 작품으로 완성하고 싶었다”며 “단순히 무섭기보다 재밌게, 전문가들이 기이한 사건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재미를 주고 싶었다. 캐릭터의 매력과 서사의 힘이 균형을 갖기를 바랐다.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오컬트적 재미와 미스터리적 스릴을 명료하게 담았다”고 소개했다.

‘파묘’ 유해진 이도현 김고은 최민식(왼쪽부터). 사진 I 쇼박스
배우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이 출연한 ‘파묘’는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이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나며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담은 미스터리 오컬트 영화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까지 합류한다. 악지 중에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오고야 만다. 어렵사리 상황이 수습되는가 싶더니 역대급 ‘험한 것’과 마주하게 된다.

장 감독은 묘를 파내 이장한다는 흥미로운 소재에 대해 “어렸을 때 동네 산소가 이장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제사를 지내고, 무속인이 굿도 하고, 땅을 파는 모습이 충격이었다.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며 “당시 무서웠지만 ‘파낸 무덤에서 뭐가 나올까?’라는 호기심도 느꼈다. 100년은 된 것 같은 다 썩은 관을 줄에 묶어서 끌어올리는 걸 보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 그 잔상과 이상한 기운들, 다채로운 감정들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장재현 감독은 ‘파묘’로 오컬트 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다며 애정을 보였다. 사진 I 쇼박스
‘파묘’의 최대 무기는 초강력 팀플레이(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이며, 의외의 허점은 (무섭기보단) 기괴한 몰골의 ‘험한 것’들이다. 두려움·궁금함·긴장감 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건드리는, 예상보다 ‘겁’은 안 나지만 그래서 진입 장벽은 낮은, 화끈한 오컬트 팝콘 무비. 후반부 작품의 결이 완전하게 달라지며 과감한 변주도 시도했다.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3부작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지만,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릴 운명인 작품이다.

장 감독은 “사실 많이 떨린다. 무엇보다 ‘하던 거 안 하고 발전했구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흥행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이런 평가를 받는 게 궁극적인 나의 목적이자 감독으로서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검은 사제들’은 이야기가 얄팍하고 캐릭터만 보인다고 하고, ‘사바하’는 반대로 이야기는 무거운데 캐릭터가 손해를 봤다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이번 ‘파묘’는 그래서 치열하게 절충안을 찾고자 했고, 작가적인 욕심도 부렸어요. 정말 다 쏟아낸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김고은이 완성한 ‘파묘’ 시그니처 장면. 사진 I 쇼박스
배우들의 열연에는 이견 없이 호평이 쏟아진다. 장 감독 역시 배우들을 향한 깊은 신뢰와 애정,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무당 ‘화림’의 경우는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배우가 김고은이 유일했다. 그 정도의 내공, 에너지, 연기력을 가진 배우는 그녀밖에 떠오르질 않았다”면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김고은을 떠올렸다. (김고은은) 엄살이 좀 심한데 막상 하면 겁나 잘한다. 정말 잘한다. 반드시 세계적인 배우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 이런 배우를 우리 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단 게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장 감독은 최민식에 대해서는 “연기력으론 뭐 말할 게 없는 배우가 아닌가. 본인은 평소 모자를 눌러쓰고, 혼자 막 다니는데 누가 봐도 그냥 최민식이다. 그냥 감춰지지 않는 아우라가 있다. 카메라 앞에선 더욱 그렇다”며 감탄했다. 그러고는 “그렇게 술을 좋아하셔도 일할 땐 단 한 번도 술 드시는 모습이나 지각하는 모습, 풀어진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프로 정신이 ‘신계’다. 현장에 이미 완성체로 오신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도현에 대해서도 “이미 잘 될 줄 알았다. 그 에너지가 대단했다. 앞으로 더 잘 될 친구다. 찍는 당시에만 해도 잘 나가는 신인이었는데 어느새 대스타가 됐다. ‘더 글로리’의 글로벌 성공을 보면서 몰래 웃었다. 좋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재현 감독은 ‘파묘’ 공개 후 호불호를 각오했다고 말했다. 사진 I 쇼박스
장르적 제약 뿐만 아니라, 작품 후반부에 쏠린 ‘호불호’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때부터 있었다. 예상했고 당연하다. 각오했던 부분”이라며 “새로운 변주, 발전시키는데 있어 선택의 순간이 많이 오질 않나. ‘험한 것’에 대한 비주얼 부분이나 이야기, 전개 등에 대한 굉장히 고민했다. 여러 방안 중에 우리 작품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합축해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했고, 작가적인 욕심도 투영했다. 때때로 반대도 심했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의 의지대로 밀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일단 출발이 좋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파묘’는 예매율 1위를 달리며, 사전 예매량 35만장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 영화 중 신기록이다. 2022년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기준, 1068만 관객을 동원한 메가 흥행작 ‘범죄도시3’ 다음으로 높은 예매량으로 ‘범죄도시2’의 사전 예매량 31만 3878장(개봉 당일 오전 8시 기준)과 ‘한산: 용의 출현’의 사전 예매량 31만 4310장(개봉 당일 오전 7시 기준)도 가볍게 뛰어 넘었다.

장 감독은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모든 감독들의 마음이 요즘 다 같을 것이다. 내 작품의 흥행도 흥행이지만 극장 자체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통 감독들이 다른 영화의 흥행을 그렇게까지 응원하진 않는데 (웃음) 요즘엔 정말 모두가 다 함께 응원하고 서로의 작품을 보러 극장에 간다. ‘으쌰으쌰’ 하며 관객의 사랑을 바란다. 나 또한 그렇다”고 솔직하게 기대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개봉한 경쟁작인 ‘듄 : 파2’에 대해서도 “사실 진짜 ‘듄’ 팬이다. 영화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을거다. 진심으로 함께 다 잘 됐으면 좋겠다. 투자사 몰래 보러 갈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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