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민희진은 tvN 유퀴즈에 출연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었습니다. 걸그룹의 컨셉 디렉팅을 진행하면서 걸그룹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죠. 그 틀은 정말 깨졌고, 민희진의 감각은 통했습니다. 뉴진스 맘이라 불릴 정도로 걸그룹 뉴진스를 성공적으로 데뷔 시켰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콘을 만든 셈이니까요.

그런 그녀는 방송에 출연해 헤겔의 철학, 정반합의 논리를 말하며 그녀만의 철학과 가치관에 관해 당당히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녀가 말한 정반합은 어디서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정확하게 무슨 의미를 말하는 것일까요?

철학자 헤겔은 1770년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꽤 영특했다고 합니다. 헤겔은 신학교인 튀빙겐 대학에 입학을 합니다. 평생 신학에만 몰두하겠다는 서약과 함께요. 하지만 졸업을 앞둔 시기, 그는 목사의 길을 거부하고 철학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얼마 뒤, 헤겔은 예나 대학의 원외교수가 되었습니다. (*원외교수란 봉급이 나오지 않는 교수직을 의미함) 말 그대로 열정페이를 받고 일을 한 것입니다. 헤겔은 그 시기 예나에서 프랑스 혁명군의 진입을 목격하며 이렇게 묘사합니다.

나는 정찰을 하기 위해 말을 타고 시내를 가로지르고 있는 절대정신을 보았네.
여기서 절대정신이란 나폴레옹을 일컫는 말입니다. 헤겔은 역사의 발전이 절대정신의 선택을 받은 영웅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프랑스군이 그의 집을 약탈하고 대학을 폐쇄하며 그는 베를린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그곳에서 명성을 쌓아간 그는 말 그대로 ‘프로시아의 국가 철학자’가 되었습니다만, 전성기를 누리던 그는 1831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의 학생 중 내 사상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헤겔 철학은 이렇습니다. 인간은 역사적인 존재입니다. 우리는 늘 과거 세대로부터 무언가를 물려받고, 또 다시 무언가를 미래 세대에 전달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변증법’이라 불리는 헤겔의 이론은 인간과 사회의 이러한 역사성과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그에 따르면 모든 개념(정)은 모순되는 개념(반)을 내포하며, 이 모순은 보다 새롭고 풍부한 개념(합)이 원래의 개념에서 나타남에 따라 해소됩니다.
가령 ‘자유’라는 정이 있다면 이에 반하는 ‘속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며, 둘 사이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법’ 체계가 세워지는 식이죠. 정-반-합의 과정은 더 높은 수준에서 계속 되풀이 되는데요. 어떤 새로운 합이든 더 깊이 분석해보면 그 속에 담긴 모순을 발견하게 되고, 다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세상의 모든 개념들이 이런 식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그 관계를 밝히는 과정을 변증법이라 불렀습니다. 헤겔의 철학이 지니는 의의는 이렇습니다. 우선 그의 사상은 역사성을 무시한 채 오직 이성만으로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본 18세기 계몽사상의 한계를 통찰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역사는 자유를 전개해가는 과정입니다. 전제군주만이 자유로웠던 고대부터, 소수의 사람만 자유로웠던 중세와 근대를 거쳐, 모든 사람이 자유로워지는 현대로 옮아가게 되죠. 다른 철학자들의 입장이 어떻든 현대 철학이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