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을 중심으로 가족의 내밀한 공간을 완성한 단독주택

호옴

두 아들을 둔 부부는 외부의 시선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집중하며, 온전한 휴식과 안온한 일상이 있는 집을 위해 건축가를 찾았다.

중정을 중심으로 가족을 위한 내밀한 공간을 만든 건축가는 가로와 맞닿은 공간에 슬라이딩 루버월을 설치해 이웃과의 소통의 여지를 남겼다.

내부는 중정을 기준으로 공간을 나누고 내외부 동선을 연결해 가족의 다양한 일상을 포용한다. 1층은 거실과 주방, 멀티룸이 있는 공적 공간, 2층은 침실이 있는 사적 공간, 3층은 서재과 캠핑을 위한 유연한 공간으로 계획하고 이를 연속적으로 이어 서로의 삶을 하나의 건축 아래 확장하고 연결한다.

네 가족이 그렸던 행복과 이상은 그렇게 즐거움이 오는 집 ‘호(好)옴’이 되어 새로운 일상의 이야기를 펼친다.

내밀함과 함께하기의 경계에서

두 아들과 부부, 네 가족의 온전한 안식처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호옴. 부부는 퇴근 후 돌아온 집에서 가족에게 집중하고 편안함과 쉼을 얻을 수 있는 일상, 주변 시선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원했다.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속하는 대지에서 건축주의 요청 사항을 충족하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 중, 제정된 지침을 따르는 과정에서 개인의 내밀한 공간을 오픈해야 하는 난관이 있었다. 담장 대신 산울타리(생울타리)만 사용해야 하는 규정으로 개인의 거주권, 정주권을 존중받지 못하게 되는 문제를 건축적으로 다루기 위해 고심했다.

‘중정 집’ 과 ‘선택적 거부권의 부재’

중정 집은 내부에 마당을 만들고 건축물(집)의 외벽이 담장을 대신해 완벽한 철옹성과 같은 집을 만들어 지구단위 지침을 지키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절묘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런 철옹성이 여기저기 들어서며 지침의 의도와는 다른 형태의 도시가 만들어지는 상황. 건축가는 높은 벽으로 둘러싼 집이 이웃과 함께할 기회조차 완전히 차단하는 건 아닐까 우려했고, 작은 변화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했다.

‘선택적으로 열린 공간 만들기’

가족의 내밀함을 지킬 수 있도록 중심 공간을 비워 중정을 두되, 가로와 맞닿은 공간을 선택적으로 개방할 수 있는 가변적인 루버월 설치를 제안한 건축가. 다음으론 도로와 면한 영역에 멀티룸을 배치해 담장으로 기능하도록 하고, 멀티룸 일부를 비워 중정과 외부를 연결하는 마루를 설치하고 경계에 둔 가변형 루버를 여닫음으로써 공간의 성격이 변화하는 상황을 의도했다. ‘닫힘’으로 가족의 일상을 지켜주고, 아이들이 친구들을 초대해서 마당에서 물놀이를 할 때는 ‘열림’으로 집과 마을을 연결하는 정자와 같은 공간이 된다.

내부 공간은 3개 층으로 구성된다. 1층은 공적 공간, 2층은 개인적인 공간, 3층은 쉼을 위한 유연한 공간이다. 1층에 중정을 기준으로 도로와 면한 영역에 개방적 공간인 멀티룸, 창고가 있고 중정 안쪽으로 주 생활 공간인 거실과 주방이 자리한다. 2층엔 가족들의 온전한 쉼을 위한 가족실과 침실이, 3층은 멀리 완주의 종남산과 서방산 자락이 펼쳐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도록 북쪽에 큰 창을 낸 서재가 있다. 외부 평지붕은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너른 데크에서 아이들과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 중정 너머 가족만의 생활공간

△ 실내에서 바라본 마루와 가변 루버
△ 주방에서 바라본 중정

다목적 공간

팬데믹 이후 변화한 우리의 일상과 생활방식, 이를테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새로운 일상을 위해 호옴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 계획됐다. 또한, 거리두기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동시에 사회적 연결의 중요성도 재인식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각 공간을 연속적으로 이어주는 내외부 동선이 존재한다. 이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자작나무가 있는 정원, 창밖 정원과 나무 사이로 거실이 보이는 헬스장과 층층이 책이 쌓인 도서관도 만나고,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서재를 만나게 된다.

△ 가족실과 침실이 있는 2층
△ 2층 침실
△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 멀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3층 서재
△ 지붕층 데크에서 바라본 풍경

즐거움이 오는 집, ‘호(好)옴’

건축가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엄마와 아들은 중정에 워터파크를 열어 친구들과 물놀이도 하고 툇마루에서 수박을 나눠 먹는 모습을 떠올린다. 초보 캠퍼인 아빠는 캠핑 장비를 고르고 옥상에서 아이들과 텐트를 치느라 여념이 없다. 아이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고 때론 다투기도 하겠지만 네 가족이 지지고 볶고, 가정을 꾸리면서 그리던 이상을 실현하는, 즐거움이 오는 집 ‘호(好)옴’이 되길 바랐다.

건축개요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 2층
주차대수: 2대
대지면적: 279.80m² (84.63py)
건축면적: 125.65m² (38.00py)
연면적: 199.87m² (60.46py)
건폐율: 44.91%
용적률: 71.43%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사진: 노경
설계: 일상 건축사사무소 / 063-273-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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