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산자락에 안긴 비수구미마을은 가을이 오면 한 폭의 수채화로 변합니다. 붉고 노란 단풍이 계곡을 타고 흐르며, 호수와 숲이 빚어내는 풍경은 세상과 단절된 듯 고요합니다.
배를 타거나 숲길을 걸어야만 닿을 수 있는, 이 특별한 오지마을은 여행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가을의 비밀정원’을 선사합니다.
두 가지 여정으로 만나는 길

비수구미로 들어서는 방법은 단 두 가지뿐입니다. 하나는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5~10분 만에 마을에 닿는 길.
주민들의 발이자 여행객의 교통수단인 이 배는 왕복 6,000원으로, 사전 예약 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숲길을 따라 걷는 여정입니다. 해산령 표지석 앞에서 시작하는 비수구미 생태길은 약 2시간의 트레킹 코스로, 깊은 숲과 원시림 같은 계곡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홉 가지 아름다움이 빚은 마을

비수구미라는 이름에는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물소리, 구름, 화전밭, 빙어조림, 산나물 백반, 출렁다리, 모터보트, 비목탑, 세계평화의 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자연과 문화, 사람의 삶이 어우러진 풍경이 그려집니다.

비수구미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닙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하룻밤 묵으며, 직접 채취한 산나물과 된장·청국장으로 차린 정갈한 밥상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한 파로호와 맞닿은 마을에서는 낚시를 즐기거나 모터보트를 타고 평화의 댐, 비목공원, 세계평화의 종을 둘러보는 색다른 체험이 가능합니다.
여행자를 위한 팁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비수구미길 470
- 입장료: 무료 (연중무휴, 상시 개방)
- 교통수단: 보트(왕복 6,000원, 예약 필수) / 트레킹(약 2시간 소요)
- 주의사항: 자연휴식년제 운영으로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 필요
- 문의: 화천군 관광안내소 (033-440-2575)

현재는 오지로 남아 있지만, 화천군은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6km 도로 개설을 진행 중입니다.
이 길이 열리면 주민들의 삶이 편리해지고, 더 많은 여행자가 찾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배와 숲길로만 닿을 수 있는 비수구미의 특별함은 다시 오기 힘든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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