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이맘때 박찬형은 낮에는 독립리그에서 땀을 흘리고, 밤에는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야구에 대한 꿈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던 24세 청년의 하루는 그렇게 바쁘게 돌아갔다. 야구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대만 타이난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일원으로 생애 첫 해외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1군 전력으로 인정받으며 주전 내야수 자리를 노리는 선수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불과 1년 만에 벌어진 놀라운 변화다.
야구 예능에서 시작된 기적

박찬형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해 초 야구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를 통해서였다. 여기서 보여준 존재감이 롯데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었고, 4월 육성선수 계약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독립리그 화성 코리요에서 묵묵히 실력을 쌓아온 그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6월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 타율 0.314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찬형에게 더 큰 기회가 찾아왔다. 1군 내야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급하게 수혈이 필요했던 상황, 그가 1군 무대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데뷔 첫 타석부터 시작된 연속 안타 행진

6월 18일 한화전에서 대주자로 프로 데뷔를 한 박찬형은 이튿날 교체 출전에서 맞이한 첫 타석부터 깔끔한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이어진 세 타석에서도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야구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6월 27일 KT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어 멀티히트까지 작성했다.

이후 박찬형은 백업 내야수로서 1군 무대를 꾸준히 지켰다. 7월 말 잠깐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8월 중순 다시 1군에 복귀해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총 29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341, 3홈런, 19타점, 21득점, OPS 0.923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남겼다.
수비 향상을 위한 지옥 훈련

타격 능력은 충분히 증명했지만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 부분에서 박찬형은 멈추지 않았다. 정규시즌이 끝난 후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향상을 위한 집중 훈련을 소화했고, 이번 대만 스프링캠프에서는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박찬형 수비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인도 "수비에서 여유와 노하우가 생기고 있다"며 2루와 3루를 넘나드는 전천후 내야수로의 진화를 예고했다. 최저 연봉 30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83.3퍼센트나 인상된 연봉은 그의 가치 상승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박찬형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프로 진출이었다. 지난해 4월 돌아가신 아버지께 프로 진출을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서 이 자리에 있다. 여전히 하늘에 있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뛰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현재 롯데는 매일 야간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박찬형에게는 오히려 감사한 환경이다. "독립리그에서 뛸 때는 일도 병행하다 보니 더 힘들었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점 모두 좋은 것 같다"며 현재 상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