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한 달 맞은 '필리핀 이모'...임금 논란 여전
한 달 새 24가구 중도 취소…51가구 신규 매칭
고용노동부·서울시 "서비스 이용가정 만족도 높아"
[앵커]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진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됐지만, 최저임금 적용을 둘러싼 잡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숙소를 무단이탈한 가사관리사 두 명은 아직 행방이 불분명한 가운데, 시범사업을 주관하는 정부와 서울시 간의 이견도 노출되고 있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8월 초, 한국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입국한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들.
4주간 교육을 받고 실전 투입돼 서울 시내 142개 가정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98명이 169개 가정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달 사이 24개 가정이 변심, 시간 조정 어려움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중도 취소했고,
51개 가정이 신규 신청해 매칭됐습니다.
이용 가정의 서비스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고 정부와 서울시는 평가했습니다.
[한은숙 /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지난달 24일) : 다행인 건 이용 가정에서 긍정적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실하고 배려심이 깊다는 칭찬들이 있어서…]
[김선순 /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지난달 24일) : 일찍 와서 시간도 잘 지킨다. 상냥하고 예의 바르다. (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석 연휴인 지난달 15일 숙소를 벗어난 가사관리사 2명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불법 체류를 택했다는 분석이 높습니다.
이들의 무단이탈 배경으로는 낮은 임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루 8시간 5일 동안 일했을 경우 국내 최저임금을 적용해 월 206만 원을 받게 되는데,
한 달 숙소 비용 약 40만 원과 교통비 등을 빼면 실수령액은 더 줄게 된다는 겁니다.
시범사업을 주관하는 두 기관의 수장조차 최저임금 적용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콩과 싱가포르에 비하면 우리나라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임금은 너무 비싸다며 낮추자고 주장하지만,
[오세훈 / 서울시장 (지난 8월) : 일부 부유층만 쓰는 게 아니라 정말 서민, 중산층들이 부담 없이 이분(외국인 가사관리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실적으로 임금을 낮추긴 어렵다며, 부정적인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우선, 정부와 서울시는 월급제를 주급제로 바꾸는 등 현재 체제 안에서 급여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 1,200명 규모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힌 가운데, 본사업까지 난항이 예상됩니다.
YTN 차정윤입니다.
영상편집 : 이주연
그래픽 : 김진호
YTN 차정윤 (jyc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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