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드라이브] 미국에서 현대차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줌? LA & 베가스 직접 둘러보니

<카매거진=최정필 기자 choiditor@carmgz.kr>

현대자동차는 명실상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기도 하죠. 그래서 일까요? 소위 ‘억까’를 많이 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엔 ‘이게 왜 진짜’ 같은 괴담이 있었던 경우도 있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억울한 내용도 꽤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같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었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줌’이라는 제목으로 떠돌고 있기도 합니다. 2022년, 처음 글로벌 빅3에 이름을 올린 이래 1, 2위와의 차이를 꾸준하게 줄여나가고 있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참 억울했을 이야기입니다. 바로 현대차그룹 브랜드의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였습니다.

현대차가 처음부터 잘 했냐? 하면 그렇진 못합니다. 지금도 국내에선 준대형 세단으로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랜저의 경우, 미국에서 아제라(Azera)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판매 성과는 다소 부진했고, 2017년 단종됐습니다. 미국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건 시간과 노력이라는 투자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새롭게 진입하는 시장에서, 처음부터 잘 하면 당연히 좋습니다만 모두가 그러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차들을 무시하고 천대할까요? 우선 감상이나 소감이 아닌 구체적인 숫자로는 판매량을 꾸준하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122만 4,758대를 인도했던 현대차그룹은 ▲2021년 148만 9,118대 ▲2022년 147만 4,224대 ▲2023년 165만 2,621대 ▲2024년 170만 8,293대를 판매했습니다. 잠시 주춤했던 2022년의 경우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19의 영향이 있었던 만큼, 판매량 저하가 현대차그룹만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상황 속에서도 전년도에 준하는 판매량을 보였다고 평가해야 하죠.

2025년은 녹록치 않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9월 67만 8,349대를, 기아는 63만 6,148대를 인도했습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는 ▲현대차 61만 494대 ▲기아 58만 4,170대를 인도했으니, 판매량 자체는 더 늘어난 셈입니다.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현대차는 ▲투싼 ▲엘란트라(아반떼) ▲싼타페 ▲펠리세이드 코나, 기아는 ▲스포티지 ▲K4(포르테) ▲텔루라이드 ▲K5 ▲카니발 입니다. 준중형에서 준대형까지, 세단부터 RV와 SUV까지 고른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미국 젊은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던 쏘울을 생각하면 소비자 층이 확대됐음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판매량 덕분일까요. LA와 베가스 시내에서도 현대차그룹 차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판매량 순위와 관계 없이 고른 빈도로 목격된다는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특히 엘란트라(아반떼)와 쏘나타, K4, K5, G70은 최근 SUV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놀라운 정도로 많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엘란트라와 K4, 제네시스 G70의 경우 혼자 또는 두명이 타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UV 라인업에서 많이 보인 것은 텔루라이드와 팰리세이드, 싼타페, GV80이였습니다. 가장 의외였던 것은 역시 제네시스 GV80입니다. “미국에서 고전하는 현대차그룹”의 근거로 늘 ‘제네시스 미국에서 아무도 안탐’이 언급됐거든요.

글쎄요. 렌터카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네시스 모델을 가장 많이 본 지역이 헐리우드와 글렌데일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빈민가 출신이 탄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분명 동 떨어져보인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2020년 론칭 이후 약 5년만인 지난 8월, GV80은 미국 내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역시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약 1만 7,099대가 판매됐죠. 매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제네시스의 상품성이 미국에서도 유효하다는 반증이 됩니다.

아직은 판매량이 낮은 편이지만, 아이오닉5와 EV6, EV9 등 전기차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오닉 5와 EV9은 넉넉한 실내 공간과 주행거리를 모두 잡은 덕인지, 도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가족단위 이용자가 많은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내연기관 모델에서는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가 패밀리카로서 활약하고 있다면, 전기차에선 아이오닉 5와 EV9이 그 역할을 하는 셈이죠.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아이오닉 9의 경우, 9월 기준 4,177대가 판매돼 아직 본격적으로 도로 위를 다니지 않는 상황이었지만요.

미국 시장의 상황이 현대차그룹에게 있어 긍정적이거나, 우호적인가 하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최근 벌어진 이민단속국 사태도 그렇고, 관세와 관련된 상황도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이미지가 좋지 못한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미국 주요 도시에서 이처럼 많은 대수를 볼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내 온라인 상에서 알려진 것처럼 미국 내에서의 위상이 떨어지진 않는 다는 점은 분명히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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