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가 차량 절도 유행'...美 시카고시가 소송 제기

미국 시카고시가 현대기아에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기아 차량으로 표적으로 한 일명 ‘기아보이즈’ 챌린지 유행으로 차량 절도가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상당수 모델에 차량 도난 방지 장치인 ‘이모빌라이저’를 설치하지 않아 시카고에서 차량 절도, 난폭 운전 등 폭넓은 범위의 폭력적 범죄를 초래했다”며 현대기아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시카고에서 1만9000대 이상의 차량 절도 범죄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증가한 것이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3배가 넘는다. 특히 최근 들어 현대차·기아 차량에 대한 절도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약 500대의 현대차·기아 차량이 도난당했다. 하반기에는 8350대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8800대 이상이 도난당해 이는 전체 절도 차량의 41%에 해당된다. 시카고 당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등록 차량은 시카고시 전체 차량의 약 7%를 차지한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시동버튼과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 도난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과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0년대 전후로 스마트키가 장착되지 않은 차종에 대해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원가절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차량 절도율이 낮고 스마트키 옵션을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차량 절도율이 높은 국가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현대차·기아가 차량 절도 문제로 소송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피해자들은 현대기아가 결함 차량을 판매했다며 집단 소송도 제기한 바 있다. 현대기아는 지난 5월 피해자들에게 2억달러(약 2650억원) 상당의 보상에 합의하기도 했다. 앞서 밀워키시와 뉴욕시도 현대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는 사법당국과 협력해 차량을 도난당한 고객에게 무료로 핸들 잠금장치를 배포하고 도난 방지용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실시했다. 문제는 이후에도 도난이 이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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