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코오롱 특허 분쟁 '승소'…가치경영 전략 탄력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사진 제공=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3년 넘게 이어진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특허 분쟁에서 법원 승소를 거뒀다. 법원이 해당 특허기술을 '공지기술'로 판단하며 코오롱 특허의 효력을 인정한 기존 심판원 결정을 취소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HS효성이 추진해온 첨단소재 중심 가치경영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제5부는 최근 HS효성첨단소재가 제기한 HTC 특허 무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2023년 특허심판원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측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 법원 판결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쟁점이 된 HTC는 고강도 섬유 아라미드와 나일론을 복합 적용해 자동차 타이어의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높이는 핵심 보강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5년 이 기술을 고유 발명으로 보고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반면 HS효성첨단소재는 해당 기술이 수십 년 전부터 업계에 널리 알려진 '공지의 기술'이라며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해 왔다.

HS효성 측은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줘 감사하다"며 "코오롱이 주장한 기술은 아라미드-나이론 하이브리드 코드로 이미 30년 전부터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이 사용해온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제조방식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공지의 기술이며 자사도 약 20년 전부터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해왔다"고 강조했다.

공지의 기술이란 통상적인 기술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거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로 법적으로는 특허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이 독점 권리를 주장한 데 법원이 제동을 건 셈이다.

양측은 국내 판결과 별도로 현재 미국에서도 동일 특허를 두고 유사한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2월 HS효성이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무효심판을 제기한 상태로 이르면 연내 심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HS효성 측은 "국내 승소를 계기로 미국 소송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승소는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HS효성의 기술 신뢰성과 시장 입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미 등지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계약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특허 리스크를 걷어낸 것은 경쟁사 대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코드 시장은 구조적으로 고착된 기술을 바탕으로 장기 거래가 이뤄지는 B2B 시장인 만큼 특허 분쟁은 공급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판결은 HS효성이 수년간 쌓아온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를 재확인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효성은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아우르는 '가치 중심 경영'을 기조로 첨단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라미드 증설과 탄소섬유 신공장 투자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신뢰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행보다. 이러한 경영 기조는 이번 특허 분쟁에서도 기술 신뢰성을 입증하며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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