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선결과 다수당 없어 정치혼란 계속 위기
기사내용 요약
과반 득표당이 없는 '헝( hung)의회' 선출
안와르의 개혁연대가 220석 가운데 82석 최다
이슬람당 약진, 정치적 내전은 계속될 듯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19일(현지시간) 치러진 말레시이사 총선 결과가 과반 득표당이 없는 '헝( hung)의회' 선출로 끝나서 20일 부터 새로운 정치적 혼란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헝( hung)의회' 는 영국 등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과반 정당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어중간하게 걸려 있다는 뜻이다. 다수당은 소수 정당과 연합해야만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은 말레이시아 선거 사상 처음으로 3개 이상의 정당연합이 정권을 노리는 다자 구도로 치러졌다. 하원 222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세력이 최종 승자가 된다.
투표결과 확실하게 다수의 지지를 얻은 당은 없었고 이슬람정당을 향한 지지자가 놀라울 만큼 폭증해 헝 의회가 탄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야당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의 개혁연대가 220석 가운데 82석을 차지했지만 과반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그 뒤로 무히딘 야신 전총리의 국민연합이 73석을 차지했다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지난 14대 총선까지 국민전선(BN계속 집권한 정당연합이다. 말레이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정당을 중심으로 장기 집권했으나 부정부패 등으로 민심을 잃어 지난 선거에서 패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충격적으로 근소한 30석을 차지해 국민들의 거부감이 확실해졌다.
총리직을 두번 연임한 97세 고령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총리가 결성한 조국운동(GTA)도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다.
희망연대(PH)는 2018년 총선에서 독립 후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정권교체 이후 전 정권의 부패 척결 등 개혁에 나섰으나 기득권의 반발과 내부 분열 등으로 총리 자리를 잃었다.
BN과 PH의 양강 구도를 다자 대결 양상으로 바꾼 국민연합(PN)은 PH 정권이 무너지면서 새롭게 부상한 정당연합이다. 말레이계를 기반으로 하면서 개혁을 추구하는 중도파로 분류된다.
말레이지아 인구 3300만명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다수의 농촌 국민들 가운데에는 중국계와 인도계의 소수 민족이 포함되어 있어 정치적 혼란으로 그들의 권리를 잃을까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상황과 UMNO의 부패가 오히려 무히딘 야신의 연합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히딘과 연합한 범 말레이시안 이슬람당(PAS)는 원래 예상보다 두배로 늘어난 43석을 차지해 단일 정당으로는 최대로 부상했다. PAS는 3개주를 통치하고 있는 강력한 무슬림 지역사회이다.
마하티르는 북부 랑카위 섬에서 무히딘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했고 75세의 안와르는 북부 파라크주에서 승리했다.
싱가포르 국제문제연구소의 오에이 순 대표는 " 말레이지아 국민은 UMNO를 버리고 PAS를 선택했지만 너무 개혁적이고 말레이인이 아닌 사람들로 구성된 이슬람 정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무히딘과 안와르가 함께 정부를 구성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려면 28석을 가진 보르네오섬의 두 정당과 연대해야 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UMNO가 총리 선출에서 킹메이커가 되는 셈이다.
안와르는 자신이 의원들로부터 서면 지지 서약을 받아 단일 최다 대표가 되었다면서 이 서류를 국왕에게 제출해서 최종 재가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히딘은 왕궁으로부터 자신을 선호한다는 편지를 받았으며 안와르보다 나은 안정된 정부를 구성해서 국내 세력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UMNO 지도자인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는 성명을 발표, 자신들은 선거결과를 수용하며 국민전선도 지금까지의 대립을 제치고 안정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UMNO 는 무히딘 정파와의 새 정부 파트너로 돌아왔지만 말레이시아의 정파간 내부 갈등과 정쟁은 앞으로도 계속돼 정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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