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보다 일본이 낫다?” 사실 2배 더 비싼 해외여행.. 국내여행 저평가, ‘미신’이 경제 손실 키웠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10. 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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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더 싸?.. 관광수지 적자 확대
국내는 ‘초긴축’, 해외엔 ‘통 큰 지출’ 왜?
관광수지 균형→ ‘국내 가치’ 재발견 시급


“제주보다 더 비싸도 일본, 더 써도 해외”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더 악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해외여행 1회당 평균 지출은 국내 여행의 7배에 달했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국내보다 해외가 저렴하다’는 잘못된 인식에 따라 해외를 선호하는 실정입니다.

실제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잘못된 믿음이 해외 지출을 부추기며 관광수지 적자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어,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와 균형 있는 관광 수요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로 인해 상반기 관광수지 적자는 65억 달러에 달해, 국내여행을 활성화하고 여행 수요의 균형을 바로잡지 않으면 적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 국내여행 줄고 해외여행 급증.. “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30일 발간할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2024년 9월)’의 핵심 결과를 기초로 작성한 ‘이달의 토픽’에 따르면 국내여행은 감소, 해외여행은 증가하는 여행 수요의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9일 컨슈머인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광수지 적자는 65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는 2019년 코로나 이전 수치를 넘어선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내여행 비용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감소 추세지만, 해외여행은 지출 의향이 계속해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한국 여행객이 여전히 해외여행을 ‘더 경제적’이라고 인식하는 때문으로 퓰이됐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코로나 19 발생 전인 2019년 기준으로 현재의 여행계획률과 경험률을 보면 국내여행은 감소, 해외는 증가세가 뚜렷했습니다. 국내여행은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해외여행은 2021년 기록한 최저점에서 상승세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국내여행 계획률과 경험률을 봐도 코로나 직전(2019년) 대비 98%와 96%(TCI 각각 98, 96)로 더 낮아진 반면, 해외여행은 급증하고 있음에도 84%, 8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국내여행은 추가로 더 수요가 줄고, 해외여행은 추가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TCI’는 여행 행태의 코로나 전후 변화를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컨슈머인사이트가 개발한 지수로, 비교 시점의 결과값을 2019년 결과값으로 나눈 백분율[(비교 시점/2019년 결과값)x100]입니다. ‘TCI’가 100보다 작으면 2019년 동기보다 감소했고 크면 그만큼 증가했음을 뜻합니다.

여행비 지출동향(지난 1년간 전년 대비 ‘더 썼다’ 비율) ‘TCI’는 2021년 26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에 폭발적으로 늘어 2년만인 2023년 108로 폭등했지만 올해는 110으로 미세한 증가에 그쳤습니다. 코로나 전보다는 아직 높지만 지출 축소 의지를 엿봤습니다.

주목할 점은 여행비 지출의향(앞으로 1년간 전년보다 ‘더 쓸 것’ 비율)의 급랭 추세로 보고 있습니다. 2022년 국내여행비 지출의향 ‘TCI’가 135로 앤데믹 후 치솟았던게 이후 2년 연속 가라앉아 올해 103에 머물렀습니다.

해외여행 ‘TCI’는 한 해 늦은 지난해 최고치(121)를 찍었다가 올해 104로 내려앉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올해 들어 국내외 모두 지출의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점으로, 이는 다수의 소비자가 여행을 포기하거나 초긴축여행에 나서게 될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으로, 전체적으로 ‘국내여행 감소 vs 해외여행 증가’를 예상했지만 비용면에서는 둘 다 감축 압박을 예상했습니다.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는 “특히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초긴축 방향으로 전환이 확실시돼 보인다”라면서 “일부 여유층은 이와 무관하게 국내외 여행을 즐기겠지만 대다수는 여행의 빈도와 규모, 지출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지출의향 늘었지만 물가 상승 감안하면 ‘초긴축’

엔데믹 이후 보복소비 등 과소비 우려도 있었으나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실제 2박 3일 일정의 국내여행에서 지출한 비용은 2022년 26만원, 2023년 23만 7,000원, 2024년(1월~8월) 23만 1,000원으로 매년 감소해 왔습니다. 이는 최소한 국내여행의 경우 과소비 경향은 없었음을 뜻합니다.

오히려 코로나 전 2019년과 비교한 2024년 소비자 물가 지수(통계청)가 114에 달했음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에도 여행비는 계속 줄이는 초긴축 추세가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올초(3월) 긴축여행 경향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줄인 것’과 ‘줄일 것’ 1위가 ‘식비’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보다 해외여행에서 더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올해 1회 여행당 총비용이 해외여행이 평균 176만 5,000원으로 국내여행 평균(23만 1,000원)의 7.6배에 달했습니다.

1일 경비로 환산하면 평균 26만 6,000원으로 국내여행(22만 4,000원) 2박 3일보다 더 들었을 정도입니다.

같은 3박 4일로 환산한 실제 여행비에서 제주도(52만 8,000원)보다 일본(113만 6,000원)이 2.2배 많았는데도 해외로 몰려가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 여기에서 나오고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특히나 해외여행 비용이 국내여행 7배가 넘고, 해외 1일 (여행) 비용이 국내 2박 3일보다 더 드는데도 해외여행 선호 양상이 뚜렷했습니다. ‘해외여행이 더 싸다’는 괴담과 소비자의 확증 편향이 관광수지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국내여행을 저평가하는 편향된 인식이 국내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 “제주보다 일본이 낫다”는 그릇된 인식, 경제적 손실 불러

특히나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한국인이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들어봤고 이들 중 상당수가 그 주장에 수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액으로 비교하면 일본 113만 6,000원, 제주도 52만 8,000원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는데도 ‘제주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는 한국인이 88%에 달했고, 83%는 ‘실제 가능하다’, 70%는 ‘그런 말에 공감한다(일본 가는 것이 낫다)’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컨슈머인사이트 7월 조사에서도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에 대해 10명 중 8명 ‘가능하다’라고 답하는 등 국내여행을 부당하게 폄하하고 해외여행은 터무니없이 치켜세우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는 등 이같은 미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광수지 적자는 줄지 않을 것으로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진단했습니다.


■ 국내여행 ‘초긴축’ 모드 → “관광 수요 균형 시급”

국내여행 수요는 202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물가 상승과 맞물린 여행비 절감 경향이 뚜렷한 모습입니다. 소비자들은 식비부터 지출을 줄이며 초긴축 여행을 택하고 있지만, 이는 국내 관광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고, 균형 있는 관광 수요를 조성하지 않는 한 해외여행 등으로 유출 등 관광수지 적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국내여행을 부당하게 폄하하고 해외여행은 터무니없이 치켜세우는 경향이 여전히 짙게 나타나면서 관광시장 위축을 가져오는 실정”이라면서 “이같은 미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광수지 적자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도 “가뜩이나 국내여행은 해외여행 대비 ‘저비용-저만족’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라면서 “하지만 여행비와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내 관광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홍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에서 2017년 이후 연도별(2024년은 9월까지)로 소비자의 여행경험과 여행의향, 여행비 지출 의향을 묻고 이를 비교해 앞으로의 추이를 전망했습니다.

이번 정규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는 컨슈머인사이트의 플랫폼에서 열람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마켓C’에서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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