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읽기] 회사도 투자할 수 있다...방법과 비중의 문제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다. 물론 회사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본업 이외의 투자활동도 할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은 투자를 목적으로 비영업용 자산을 소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영업 외 투자활동은 기업 재무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신규 사업투자를 위한 중요한 재원이 될 수 있다.

보통 비영업용 자산이란, 회사의 주된 영업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산을 말한다. 금융자산과 투자부동산이 대표적인 예다.
금융자산은 예금·적금·주식·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포함하며, 현금성 자산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활용된다.
예를 들어 소주회사 무학의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2024년 반기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367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자산의 55%에 해당하며, 지역 소주 회사의 매출액 한계 때문에 쌓아온 재원을 금융자산에 넣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투자 부동산은 수익성 부동산을 뜻한다.
우리나라 가구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다. 금융자산에 비해 자산가치 변동성이 적고,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자산가치를 축적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토지와 건물을 소유할 수 있는데 본업과 관련이 없는 수익성 부동산을 재무제표 계정과목 ‘투자 부동산’으로 구분한다. 임대수익이나 투자차익을 목적으로 보유하는 자산으로,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는 해당 자산을 매각하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재원이다.
2023년부터 유동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은 2024년 기준으로 약 1.4조 원의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투자부동산을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처럼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본업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분산하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장류사업을 하고 있는 신송그룹은 금싸라기 땅 여의도에 건물을 보유한 회사로 유명하다. 투자 부동산이 기업의 재정적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기업이 비영업용 자산을 통해 지나치게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회사가 본업인 사업에는 관심이 없고, 투자자로부터 받은 사업자금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다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기업이 여유 자금이 있을 때 무리한 사업투자보다 미래 성장 기회를 준비하고, 불확실한 시장에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편으로 투자는 필수적이다.
기업의 투자성향은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다.
베노티앤알은 실내건축업이 주요사업인 코스닥 상장 회사다. 이 회사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건축 관련 자산이 아닌 ‘금융자산과 관계기업 투자’ 등 자산의 비중이 높다.

실제로 2022~2023년 손익계산서에서 본연의 사업 성적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금융자산평가이익과 관계기업투자처분이익 등 금융수익과 금융비용의 손익은 영업손실 규모를 훨씬 넘기고 있다.
영업용자산과 비영업용자산 비중만 살펴도 평범하지 않은 기업을 골라 낼 수 있으며, 회사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재무제표는 회사의 자산 비중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숫자로 표시한 보고서다. 간혹 비영업용 자산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기업의 본질적인 사업이 약해지거나 자금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투자자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매번 감시할 수 없으나, 비영업용 자산의 증가로 경영진의 생각을 일부 관찰해야 한다.
아무리 돈 버는 게 최선이라고 하지만 기업이 본업에 집중하지 않고 투자 활동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다. 게다가 단기성 투자에 회사자금을 활용한다면 본연의 사업에 리스크가 발생할 때 대처하기 힘들다.
기업이 다양한 투자 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은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친 의존은 경계해야 하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해치지 않도록 적절한 비중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투자자,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은 비영업용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그 비중이 적절한지 감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