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오면 서울은 도시의 소음 대신 낙엽 부서지는 소리로 채워집니다.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설레게 하고, 곳곳에서는 축제와 전시가 열리며 도심 전체가 한 폭의 가을 풍경화처럼 물들죠.
이번 10월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서울 곳곳을 걸어보세요. 한강의 노을부터 억새밭, 전시와 꽃길까지—감성과 계절을 함께 즐길 수 있는 10월 서울 데이트코스 7곳을 소개합니다.
1. 상암 하늘공원

하늘공원은 서울에서 가을을 가장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명소예요. 억새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은빛 물결을 이루는 그 순간, 마치 도심 속에서 자연의 품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듭니다. 특히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열리는 서울억새축제는 수많은 시민이 찾는 가을의 상징이기도 하죠. 하늘계단을 오르다 보면 점점 드러나는 탁 트인 하늘과 도시의 풍경이 묘하게 대비되며, 올라갈수록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전망대에 다다르면 억새밭 사이로 노을빛이 물드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붉게 물든 하늘과 황금빛 억새가 어우러진 장면은 카메라에 담지 않아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해질 무렵 방문하면 더욱 아름답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걷기만 해도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곳입니다.
2. 반포 한강공원 차 없는 잠수교 축제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가 매주 일요일마다 보행자에게만 열리는 특별한 길로 변신합니다.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는 자동차 대신 사람의 발걸음으로 채워지는 서울의 대표 가을 행사죠. 푸드트럭, 라이브 공연, 플리마켓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함께하고, 무엇보다 한강 위를 걸으며 맞는 바람이 참 좋습니다.
피크닉존과 물멍존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어 한강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노을이 질 무렵 강물에 반사되는 빛은 그 자체로 예술이에요.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서도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주말 데이트코스로 제격입니다.
3. 잠실 롯데월드 할로윈 축제

서울에서 가장 화려하고 스릴 넘치는 가을 축제를 꼽으라면 단연 롯데월드 할로윈 축제입니다. 낮에는 활기찬 놀이공원으로, 밤에는 으스스한 호러 테마로 변하는 이곳은 연인과 함께하기 좋은 대표 데이트 명소예요.
좀비 배우들이 실제로 등장해 퍼레이드를 펼치고, 포토타임과 공연이 이어지며 놀이기구 곳곳이 할로윈 분위기로 물듭니다. 특히 가든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드라큘라의 사랑’ 공연은 드라마틱한 서커스와 음악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해요. 포켓몬 ‘고스트 대소동’ 테마존에서는 귀여운 포켓몬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4. 인사동 컬러풀뮤지엄

감각적인 전시를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인사동의 컬러풀뮤지엄(Colorpool Museum)을 추천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색의 향연이 펼쳐지며, 9개의 테마 존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와 색감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단어 그대로 색의 ‘풀(pool)’ 속으로 들어간 듯한 공간이에요.
네온존에서는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인생샷을 찍을 수 있고, 미러룸에서는 반사되는 빛이 만들어내는 색감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습니다. 볼풀 수영장, 회전판, 향기 테마존 등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들이 많아 단순한 전시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죠. 둘이서 서로의 컬러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데이트가 될 거예요.
5. 뚝섬미술관 사랑의 단상 전시

‘사랑의 단상’이라는 제목부터 감성적인 이 전시는 연인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다섯 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사랑을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따뜻함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가을과 잘 어울립니다.
벽난로 모양의 포토존에는 관람객이 직접 사랑하는 것들을 적어 걸 수 있고, 깨진 유리나 빛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관계의 불완전함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조용한 전시장 안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대화가 깊어지는 지적인 데이트가 되죠. 예술이 주는 감정의 여운이 오래 남는 전시입니다.
6. 올림픽공원 들꽃마루

단풍이 들기 전, 가을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공원 들꽃마루입니다. 황화 코스모스가 활짝 피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질 만큼 평화로운 분위기가 흐르죠. 들꽃마루는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경사형 꽃밭이라, 사진 찍을 때 인파를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어 인생샷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주말에는 피크닉 매트를 펴고 앉아 꽃길을 감상하거나, 장미광장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고요하고 따뜻한 가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7. 잠실 엘리자베스 랭그리터 전시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랭그리터 전시입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가 그려낸 사계절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따뜻한 색감과 섬세한 붓 터치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해변의 평화로움이 담긴 ‘Beach & Ocean Life’, 눈부신 설원을 표현한 ‘Winter Wonderland’, 그리고 한국의 봄을 담은 ‘Everyday Escapes’까지. 한 공간에서 계절의 변화를 여행하듯 감상할 수 있어요. 조용한 전시장 안에서는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한층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답니다.
가을의 서울, 사랑이 머무는

10월의 서울은 계절이 주는 감성과 사람의 온기가 맞닿는 시기입니다. 반포의 노을, 상암의 억새, 인사동의 컬러, 뚝섬의 예술까지—도시의 구석구석이 사랑스러운 배경이 되죠. 이번 주말엔 복잡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가을빛이 머무는 길을 천천히 걸어보세요. 그곳에서 사랑도, 쉼도 함께 만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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