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 책무구조도 도입 초읽기…"사각지대 사전 차단"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생명 전경 /사진 제공=NH농협생명

NH농협생명이 올해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책무구조도' 컨설팅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안과 하위법령에 따른 후속조치다. 농협생명은 선정된 컨설팅사와 함께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14일 농협생명에 따르면 이르면 15일까지 컨설팅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자격조건은 최근 5년간 금융기관 내부통제 관련 컨설팅 수행 실적이 있는 업체다. 농협생명은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기술평가와 가격평가를 종합한 뒤 점수로 산정하기로 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컨설팅사의 제안 내용 중 수정, 보완, 변경이 필요한 경우 회사가 이를 요구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며 "회사 사업방향 등을 고려해 컨설팅사와 의견을 조율하며 최적의 방법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컨설팅 업체 선정이 완료되면 임원별 소관업무와 위험요인을 반영해 책무기술서를 작성하고 내규와 외규(법령 및 이에 따른 명령, 규정, 규칙 등 구속력을 갖춘 외부 제정 규범문서) 등을 분석해 책무체계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조직구조에 맞춰 부서 단위로 책무를 배분한다.

또 법률, 제재사례 등 종합적 책무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자발적인 내부통제 활동을 강화할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관련자들에게 상시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통제 총괄관리를 위한 전산 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를 통해 조직개편 등 변화 관리에 원활하게 대응하고 책무별 내부통제 점검 및 모니터링 체계를 확립한다. 여기에다 △집행·운영·규정 준수 여부 △위반·미흡 사항에 대한 시정 및 개선 조치 △위반 사례 징계, 임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 등도 전반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을 위해 농협생명은 7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내부통제 사각지대를 사전에 방지하고 임직원 스스로가 내부통제의 주체라는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선정된 컨설팅사와 전반적인 체계를 수립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책무구조도는 이달부터 은행과 은행계 지주사에 의무화됐다. 7월부터는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금융투자회사들로 범위가 확대된다. 농협생명은 자산규모가 53조원에 달해 늦어도 7월에는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내부통제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 실무직원과 관련 임원 혹은 최고경영자(CEO) 간 책임 떠넘기기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책무구조도는 고위임원의 직책별 책무 체계를 일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기 때문에 내부통제에 실패할 경우 이에 따라 관리조치를 소홀히 한 책임자의 제재가 가능해진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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