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위대 ‘총 든 코끼리’ 로고 퇴출... “너무 호전적”

일본 육상자위대의 수도방위부대가 ‘총을 든 코끼리’ 로고를 공개했다가 “살인 부대냐”는 뭇매를 맞고 사흘 만에 사용을 중단했다.
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시 지역을 관할하는 육상자위대 제1보통과연대는 지난달 29일 공식 X에 “4중대의 로고가 새로워졌습니다!”라면서 코끼리 이미지를 올렸다. 하지만 단순한 코끼리가 아니었다. 위장복을 입은 코끼리가 소총을 들고 있고, 왼쪽 눈과 등 뒤엔 파란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이미지였다. 4중대의 상징 색깔인 파란색과 보병을 의미하는 소총을 결합한 것이지만, 왼쪽 가슴에는 해골까지 더해져 지나치게 호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해골은 살아 있던 사람의 유해다. 희생자나 재해 피해자에 대한 경의가 결여돼 있다” “살인을 위한 군대 같은 로고는 그만두라. 자위대의 따뜻한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 “자위대 여러분께 감사와 경의를 갖고 있지만 놀랐다. 이런 호전적 로고가 나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건가” 같은 비난 댓글이 달렸다.
여기에다 태국 국경경비경찰과 관련된 로고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표절 논란까지 제기됐다. 실제 태국 국경경비경찰의 사격 동호회 페이스북에 있는 로고가 해당 자위대 로고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태국은 오랫동안 코끼리를 신성한 동물로 여겨왔고 지금도 야생 코끼리가 살고 있다.

논란이 된 부대 로고는 챗GPT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육상자위대에 따르면, 제4중대는 2002년부터 코끼리 로고를 사용해왔는데, 사기 진작을 위해 로고를 새로 변경하기로 했다. 디자인은 중대장과 대원들 의견을 바탕으로 대원 한 명이 생성형AI인 챗GPT로 제작했다. AI에 입력한 키워드는 ‘코끼리, 매머드, 멋있게, 푸른 불꽃, 의인화, 자위대’ 등이었다. 중대장은 로고를 승인했고, 제1보통과연대장은 X 게시를 허용했다.
부적절한 로고라는 비난이 이어지자 육상자위대 제1보통과연대는 2일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공지를 올리고 로고를 삭제했다. 부대는 “국민 여러분께 부대를 보다 적절히 이해 받고 친근감을 갖도록 했어야 했다”면서 “앞으로 자위대 활동이 국민의 이해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해프닝은 자위대 내부의 분위기와 일본 국민이 자위대에 가진 이미지 사이의 괴리감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위대는 사실상 군대이지만, 일본 국민들은 지진·화재 같은 재난 때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인력으로 인식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자위대를 전쟁 발발시 맞서싸울 수 있는 명실상부한 군으로 바꿔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위대를 헌법에 명시해 위헌 논란을 없애기 위한 개헌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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