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의 첫인상, 현관 및 전실 가구 설계 제안

밀라노에서 전해오는 가구 디자이너의 최신 트렌드 ③

매년 유럽 밀라노 가구 박람회를 발 빠르게 탐방하는 가구 디자이너가 특파원의 눈으로 전하는 전원주택을 위한 가구 최신 TIP & TREND. 그 두 번째 시간은 경계를 넘나드는 주방가구의 소재들을 짚는다.


어떤 집은 현대적이고, 어떤 집은 실험적이다. 어떤 집은 꼭 크로와상의 생지처럼 층층히 쌓아둔 마감재가 인상적이고, 어떤 집은 유럽의 프로방스 마을에서 본듯한 동화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건축가 또는 건축주가 의도한 건축물의 온도와 질감 등의 느낌은 자체가 문학 작품의 제목과 같다. 이렇게 다양한 느낌과 의미를 받게 되는 외관에서의 인상으로 방문객이 처음 마주하는 실내는 바로 ‘현관’, 또는 ‘전실’이다.

전원주택에서의 현관 및 전실

주택에서 현관 또는 전실의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 우선 앞서 말했듯 외관에서의 인상을 실내로 가져오는 첫 번째 공간이고, 실내 공간에 대한 함축적인 이미지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전실에서 하는 역할이 조금 더 필요하다. 보통의 주택은 마당이 있기에 자주 신고 나갈 수 있는 마당용 신발을 보관하거나, 마당에서 필요한 간단한 장비를 보관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차장과 바로 연결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놀이 물건을 보관하는 역할 때문에 추가로 팬트리가 필요하기도 하다.
현관은 실용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에 신발과 적당한 팬트리 수납을 충족하는 정도면 된다고 여기기 쉽지만, 주택에서는 현관이 여러 통로 및 확장성을 가진 공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주택과 주택 가구를 설계할 때에는 현관의 공간을 너무 작지 않게 상정하는 편이 좋다.
‘현관 및 전실 가구’라는 표현을 썼듯이, 주택 가구 설계에서는 현관이 전실의 공간 연출을 하게 되는 때가 많다. 첫 번째로 현관 자체를 넓게 뽑아 둘 다의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정사각형으로 크게 나온 현관일 때 많이 사용한다. 두 번째로는 전실을 통한 후, 신발을 벗게 되는 현관으로 가는 방식이다. 두 번째 경우는 주택의 규모가 클 때다. 도보 출입구와 마당 출입, 주차장의 출입구가 전실에서 한번 모인 후 비로소 현관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세 번째로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은 후에 전실을 연장하여 연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는 11자형의 기다란 현관, 그리고 아파트 등 실내의 공간이 주가 되는 공간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현관 콘셉트 Tip

그렇다면 현관을 계획할 때 어떤 이미지로 접근해야 할까? 근본적으로 현관이 ‘안과 밖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것에서 시작하면 콘셉트를 잡기가 수월하다. 나는 현장에서 미팅할 때 항상 “현관부터 시작합시다”라고 말한다. 왜냐면 내가 손님이라고 가정하고, 외관을 보고 난 후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현관이기 때문이다. 집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은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처음 방문하는 집의 외관, 그리고 현관에서 기대되는 이미지, 그리고 이어지는 인테리어와 가구 온도까지의 내러티브가 있다.
손님으로서 현관을 관찰하며 건축주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은 외장재가 무엇인지, 건물에서 주려고 했던 느낌은 무엇인지다. 그리고 건축주의 대답에 따라, 그 느낌을 현관으로 한 터치 정도 가져와 보면 어떨지 제안한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의 단정하고 모던한, 미술관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건축물의 경우 현관 바닥 타일을 외장재와 맞추어 공간을 연결할 수 있다.
외장재에서 사용한 질감과 톤의 마감재로 신발장과 신발장 사이에 긴 벤치를 두어 실내지만
실외의 인상을 가져올 수 있다. 내추럴하고 따뜻한 느낌의 주택에서는 현관에서도 밝고 따뜻한 우드를 이용하여 바깥의 이미지를 끌어올 수 있다. 세로로 긴 형태의 조형감이 있는 주택일 때에는 신발장에도 세로형의 오브제나 포인트 조명을 주어 직선감을 함께 강조해 준다.
또는 외장재에서 주는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마감재는 실내에서 끌어오기도 한다. 현관에는 보통 중문이 있고, 중문을 지나면 바로 실내인 경우가 많다. 특히 실내가 마루로 시작되면 꽤 신경 쓰인다. 중문을 열어둘 때 현관에서 실내의 우드가 함께 보이기 때문에, 벤치 또는 우드 포인트 박스 등을 활용하여 내부에서 사용하는 마루 컬러와 톤을 맞추곤 한다. 중문이나 현관문의 색깔이 유색인 경우에도 가구 컬러를 정하는 데 좋은 팁이 된다. 중문 컬러가 코발트 블루였던 현장의 경우, 가구의 오픈박스를 같은 컬러로 맞춰 그리스 산토리니 느낌이 나는 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금속을 활용한 난간이 포인트가 되는 현장의 경우에는 신발장 벤치에 금속 바를 세로로 넣어 조형미와 더불어 안정감을 주는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다.
현관 또는 전실은 실내외의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조화롭게 연출한다고 생각한다면 여러 방식의 힌트가 있을 것이다.

오브제가 되는 현관

주택의 현관을 설계할 때, 신발장만 있으면 디자이너로서는 아쉽다. 그래서 자꾸만 이러저러한 오브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게 된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벤치 : 현관 벤치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신발 신는 시간을 덜어 주기도 하고, 가방을 잠깐 내려놓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 앉아서 긴 부츠를 쉽게 신거나 벗을 수 있고, 백이나 악세서리를 두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실내까지의 거리가 먼 경우에 잠시 장바구니를 얹는 효자 공간이 된다. 또한, 당장은 괜찮더라도 나이가 들어 다치지 않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둔다면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양쪽이 막혀 있고, 신발장 안에 벤치를 마련할 때에는 박스 형태로 연출하여 가구와 일체화되어 안정적인 디자인이 가능하다. 입체감이 생기기 때문에 공간이 더 넓어 보이고, 거울이나 루버로 연출하기가 좋다.

낮은 신발장 : 현관은 넓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폭이 나오지 않을 때는 신발장을 길게 빼는데, 한 쪽을 높여 수납효율을 증대한다면, 다른 한쪽은 신발장의 높이를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벽 면적을 넓게 활용한다면, 멋진 그림이나 조명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으며, 상판과 벽면 마감에서 추가 연출을 하여 다양한 마감재를 고려해볼 만하다.

라운드 : 최근에는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라운드를 넣어 공간감이 부드럽게 연결되게끔 한다. 가구에서도 라운드 벽을 잘 활용한다면 천편일률적인 신발장 공간을 유려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출되는 벤치의 면을 라운드로 접어 끊김이 없게 하면 모서리에 부딪히는 일도 방지할 수 있다. 또는 안쪽으로 말아둔 목공 라운드 벽이 있을 때는 가구가 함께 따라가 면 완성도 있는 모양새로 마무리할 수 있다.

거울 : 가장 쉬운 방법은 신발장 도어 몇 개를 거울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작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넓고 깊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외출 전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점검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은경(일반 거울)이 부담스럽다면 브론즈경이나 흑 경 등으로 분 위기를 차분하게 연출할 수도 있다. 누드프레임으로 작업을 하면 거울 벽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어가 아니라도 신발장 맞은편 벽이나 벤치의 뒷벽을 거울로 하기도 한다.

오픈박스 및 조명 : 현관에 추가 전실 공간을 만들기 어렵거나 벤치 등으로 입체감을 주고 싶은데 공간이 협소할 때에는 오픈박스를 넣어 유니크하게 연출할 수 있다. 가로형 오픈박스는 가운데 차 키나 마스크 등 가벼운 소지품을 보관하기 좋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위아래 도어가 잘리기 때문에 최근에는 세로형 오픈박스도 추천한다. 세라믹이나 천연대리석, 우드 박스를 넣어도 좋다. 세로형의 경우에는 조금 더 오브제 같은 느낌이 나는데, 세로로 긴 화병을 놓고 조명을 늘어뜨려 놓아도 재미있는 공간이 된다.

실용적이고 똑똑한 현관의 추가 제안

스타일러 또는 옷을 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현관 : 근래 스타일러를 드레스룸이 아니라 현관에 배치하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부피가 큰 외투를 현관에서 벗어 스타일러에 걸어두고 실내로 들어오는 것이다. 밭일하는 농가 주택의 경우에는 아예 현관과 연결된 곳에 작업용 부츠나 옷을 간단히 세척하고 걸어둘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아이가 많은 집에서는 아예 팬트리를 활용한 오픈형 드레스룸을 전실처럼 쓴다.
그곳에 아이들의 외출복, 어린이집 가방 등을 수납할 수 있으며, 팬트리 도어를 닫으면 말끔한 현관이 되는 것이다.

슈케어, 슈드레서 등 똑똑해지는 신발 보관 기기 : LG, 삼성 등 또는 중소기업에서도 신발을 보관 및 관리하는 슈드레서나 슈케이스 같은 기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 신발을 아주 좋아하는 건축주 집에서 슈케이스를 활용한 가구를 설계하기도 했다. 이때는 꼭 기기의 모델명과 사이즈 등을 가구 디자이너와 협의하여 가구 안에 조화롭게 넣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조금 더 간단한 형태로 가구에 살균 기능을 담는 방법도 있다. 보통 신발장 하부를 띄워 조명을 넣는데, 그 조명 자리에 UV(자외선) 램프를 심는 것이다. 별도의 기기를 넣지 않고도, 살균 기능을 현관에 담을 수 있다.

내 집의 첫인상이라는 현관과 전실인 만큼 힘이 들어가기가 쉽지만, 한편으로는 건축주가 이미 방향을 갖고 있을 때가 많다. 가족의 구성원과 라이프스타일 또는 건축의 생김새와 레이아웃에 따라 현관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표정이 제각각 있다. 자칫 그냥 신발장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을 수 있겠지만, 가장 드라마틱하게 실내로 초대를 할 수 있는 멋진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글과 자료_ 고은애 실장 : 우노가구

마춤가구우노는 25년간 전원주택, 고급아파트 등 다양한 공간과 고객의 니즈를 맞춰온 가구 제작 및 디자인 전문 기업이다.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철저한 제조 과정 관리를 자랑하며, 디자인-설계-제작 모든 과정을 거쳐 최초 설계와 같은 가구, 자유로운 아이디어로 구현한 맞춤가구를 실현한다. https://unogagu.com

기획_ 신기영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5월호 / Vol. 315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