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쪼갠 ‘세계로’, 전통시장 틈새로… 대형마트 규제 밖 ‘운영 꼼수’

정선아 2026. 3. 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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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남부종합시장 근접 위치
‘313㎡’ 소매점으로 건축 허가 승인
값싼 가격·24시 영업에 상인들 한숨

10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의 세계로마트 공사현장을 김장익 남부종합시장 상인회장이 살펴보고 있다. 2026.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전통시장 바로 옆에 대형 식자재 마트가 들어서다뇨.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죽으란 소리죠.”

10일 오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 공사현장에서 만난 남부종합시장 김장익(63) 상인회장은 허탈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미추홀구는 지난해 11월 대형 식자재 마트인 (주)세계로마트가 신청한 313.31㎡ 규모의 제1종근린생활시설(소매점)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남부종합시장과 신기시장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2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음식점 등에 식자재를 납품하던 세계로마트는 값싼 가격과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내세워 인천 곳곳에 매장을 늘리고 있다. 세계로마트는 현행법상 대형마트에 해당하는 면적(3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면적을 쪼개 여러 개의 건축물을 짓는 방식으로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피해왔다.

앞서 2024년 부평구 십정동에 들어선 세계로마트 간석점은 건물 2개, 창고 1개 등으로 총면적이 3천315㎡나 된다. 각 건물들은 통로로 연결돼 하나의 마트로 운영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대형마트에 해당하지 않아 연중무휴 24시간 영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로마트 간석점 인근의 열우물전통시장, 석바위시장의 상인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인천상인연합회는 관할 지자체인 부평구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면적 3천㎡ 이상인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심야 영업을 할 수 없다. 또 전통시장 반경 1㎞ 이내는 ‘전통상업보전구역’으로 정해져 있어 대형마트 건립이 제한될 수 있다. 이는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김 회장은 “공사가 진행 중인 세계로마트가 주변 공터와 빌라촌 부지를 활용해 건물을 추가로 지은 뒤 대형마트 수준의 면적으로 영업을 시작할까 걱정된다”며 “세계로마트가 인천 곳곳에 파고들어 전통시장을 초토화하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관할 지자체인 미추홀구는 절차에 하자가 없어 건축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미추홀구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허가를 요청한 주체가 다른 지역에서 쪼개기 꼼수를 부린 세계로마트라고 해서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순 없다”며 “준공 이후 면적이나 용도가 건축허가를 받은 내용과 다를 경우에만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다”고 했다.

서장열(63) 인천상인연합회장은 “세계로마트 간석점이 지어졌을 때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됐다면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을 텐데 답답하다”며 “사실상 대형마트와 같은 규모로 운영하면서 규제를 피해가는 식자재 마트로부터 전통시장을 지키기 위해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인일보는 세계로마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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