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영에게 롯데는 기회의 땅이 맞았다…“걱정 없이 경기장 나가는게 가장 좋아”[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4. 4.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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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호영이 23일 사직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직 | 김하진 기자



롯데 손호영(30)이 트레이드 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손호영은 지난달 30일 LG와 롯데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내야 자원이 필요했던 롯데가 먼저 손호영을 원했고 투수 우강훈을 내주면서 손호영을 데려왔다.

하지만 손호영은 처음에는 크게 웃지 못했다. 롯데는 트레이드 이후에도 큰 성과를 보지 못했고 최근에는 8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반등하려는 분위기가 보인다. 지난 19~21일 열린 KT와의 3연전에서 2승1무를 기록하면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21일에는 더블헤더에서 1승1무로 패배 없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 게 소득이었다.

특히 더블헤더에서만 3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황성빈이 가장 관심을 모았지만 손호영 역시 좋은 타격감을 자랑했다. 손호영은 3경기에서 타율 0.385 1홈런 4타점 등을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롯데 손호영. 연합뉴스



이적 초반에는 염경엽 LG 감독이 손호영의 안타 여부를 확인해볼 정도였지만 이제는 롯데에 완전히 적응한 선수가 됐다.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손호영은 “코치님들이 밸런스를 잘 잡아주셨다”라며 “내가 너무 힘으로 치려고 했다. 몸으로 치고 팔로 이겨내려고 하다보니까 코치님들이 많이 말씀을 해주셨다. 김태형 감독님도 ‘몸으로 치지 마라’고 말씀해주셔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손호영은 이적 당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으로는 손호영에게 롯데는 기회의 땅이었다. 롯데는 안치홍 이적, 한동희 부상 등으로 내야진을 꾸리기 어려운 상태였다. 게다가 우타 자원이 부족해서 선수층 확보가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손호영이 적격이었다. 손호영은 이적하자마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이제는 빠질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이런 상황들이 손호영에게는 안정감을 줬다. 그는 “항상 걱정없이 경기장에 나갈 수 있다는게 너무 좋다”고 했다.

손호영은 “그동안은 스타팅이면 스타팅이라고 걱정되고 스타팅이 아니면 후반에 나가야되니까 걱정되고, 또 2군에 내려갈까봐 걱정하곤 했다. LG에 있을 때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마음이 안정되다보니 타격은 물론 수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경기 뒤에 나가는게 가장 힘들었다”라며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계속 나가서 그런 요소들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연찮게도 타격감이 올라오기 시작한 건 최근 ‘친정팀’ LG와의 맞대결부터다.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2안타를 기록한 후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손호영은 “100% 우연”이라며 “나는 LG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다. ‘이겨야된다’는 그런게 아니었다. 나는 LG 형들과도 다 친했고 염경엽 감독님과도 솔직히 좀 친했다고 생각했다. 전혀 나쁜 마음이나 불편한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18일 LG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에는 영문도 모르고 그라운드로 나가기도 했다. 손호영은 “나는 처음 해봐서 (박)해민이 형에게 왜 그러시냐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만큼 LG 선수와도 잘 지내고 있다.

롯데 손호영. 연합뉴스



이제는 롯데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게 직전 팀인 LG에게도 좋은 일이다. 트레이드는 한 마디로 ‘윈윈’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호영은 이제 롯데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할 자신이 있다. 그는 “2루든 3루든 부담은 전혀 없다.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당연히 해야되는게 맞는 거다. 오히려 나는 믿어줘서 좋다”고 했다.

요즘은 야구장으로 향하는 출근길이 즐겁다. 손호영은 “야구장 올 때 항상 기분 좋게 온다”라며 “원래는 상대가 좌투수가 나오면 한번쯤 출전을 기대하곤 했다. 그러다가 나오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매일 나갈 수 있으니까 잘 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방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잠든다”고 했다.

“개인적 목표가 없다”던 그는 “매 경기 안타 치고 싶고, 잘 잡고 잘 던지고 싶고 그게 끝이다. 구체적으로 뭘 잡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마음을 다졌다.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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