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는 그대로 두고, 예ㆍ적금 금리만 내리기 시작한 은행들

기준금리 인하 따른 시장금리 하락 영향
향후 추가 인하도 전망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기조 유지될 듯
예대금리차 효과로 은행만 웃나
▲5월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16일 발표한 '2024년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은행 대출 연체율은 0.51%로 전월(0.48%)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연체율은 2월 0.51%로 4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분기 말 상·매각으로 하락했다가 4월 반등한 뒤 두 달째 상승세다. 5월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2조6000억원)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2조원으로 전월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이날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수신금리 조정 눈치를 보던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마진 차이가 더 커지면서 금리 인하 효과를 은행들만 누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전날부터 거치식예금 3종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p) 인하했다. 퍼스트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기존 연 2.70%에서 연 2.45%로 0.25%p 낮췄다. 퍼스트표지어음·더블플러스통장 금리는 최대 0.25%p, e-그린세이브예금 금리는 최대 0.15%p씩 내렸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이달 6일 비대면 전용 상품인 ‘NH올원e예금’의 금리를 연 3.3%에서 연 3.22%로 0.08%p 낮췄다. KB국민은행도 2일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p 하향조정했다.

케이뱅크도 2일과 3일에 걸쳐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다. 챌린지박스 금리는 최고 연 4.00%에서 연 3.70%로 0.30%p 인하했다. 기본금리는 1.50% 그대로다. 하지만 우대금리가 2.50%에서 2.20%로 떨어졌다. 궁금한 적금 역시 기본금리가 연 1.50%에서 1.20%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최고금리는 연 7.50%에서 연 7.20%로 낮아졌다. 코드K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0.20%p 내려갔다. 1년 만기 금리가 연 3.20%에서 연 3.10%로, 2·3년 만기 금리가 연 3.00%에서 연 2.80%로 조정됐다.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달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에서 0.25%p 인하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자금시장에서 통용되는 시장금리 역시 하락한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10월 12일(연 3.35∼3.80%)과 비교하면 하단이 0.20%p, 상단이 0.25%p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은행 예대금리 차이도 더 커졌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를 뜻한다. 이는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기도 하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예금ㆍ대출 금리 격차에 따른 은행의 마진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0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신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04%p로 집계됐다. 이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은 제외한 것이다. 6월 0.51%p였던 예대금리차는 7월 0.43%p로 떨어졌다가 △8월 0.57%p △9월 0.73%p △10월 1.04%p 등으로 석 달 연속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