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산재평가·단기차입금 해소 ‘재무개선’ 속도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계동사옥 전경 / 사진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1분기 눈에 띄는 재무상태 개선으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 현금 확보와 자산재평가로 재무건전성을 높였다. 단기 차입금 부담을 장기로 분산하고 잠재 부실 리스크를 축소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만기구조 장기화…단기 차환 부담 축소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3조8515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확보했다. 유동비율은 149.8%, 부채비율은 157.6%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자산재평가를 거쳐 재무구조를 한층 개선했다. 현대건설은 3월 말 기준 토지와 투자부동산 재평가로 9101억원의 자산 증가와 6801억원의 자본(재평가잉여금) 증가를 이뤄냈다.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반영해 부채비율을 낮췄다.

과거 건설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지연 문제도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1년 이내 도래하는 단기 PF 보증 규모는 2024년 5조73억원에서 지난해 3조21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3년 초과 장기 대출 비중은 5조2300억원으로 늘어났다. 단기 차환에 의존하지 않는 장기 자금 조달 구조를 갖췄다.

올해 1월에는 33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상반기 만기 물량에 대한 차환을 선제적으로 마쳤다. 당초 목표액인 1700억원을 넘는 91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최종 33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만기 예정인 회사채 5600억원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의 만기를 세분화했다.

현대건설 1분기 실적 하이라이트. /사진=현대건설

핵심 사업장 착공…미수금 회수로 내실 강화

국내 개발사업의 경우 3조원 규모의 가양동 CJ 부지 복합개발사업과 1조1878억원 규모의 서울역 밀레니엄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이 본PF 전환과 도급계약을 마치고 본격적인 착공 궤도에 올랐다. 주택 부문 최대어인 2조6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디에이치 클래스트)과 1조7000억원 규모의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역시 순조롭게 공정이 진행되며 연간 매출 목표 달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던 미청구공사 부담도 지속해서 덜어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미청구공사 규모는 4조15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5조3352억원에서 2024년 4조685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연속으로 감소하며 안정적인 회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공사미수금 지표도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2023년 3조3233억원 수준이던 공사미수금은 2024년 사업 규모 확대와 대형 PF 지연 여파로 5조903억원까지 늘어났지만 지난해 말 기준 4조8000억원으로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업계 최상위 유동성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업황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시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에도 우량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 등 경기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총 수주잔고는 92조3000억원에 달해 약 3.4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향후 글로벌 원전 계약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할 전망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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