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역대급 판매량 기록…신바람 난 한국 대표기업은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3. 1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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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현대차그룹 ‘쌩쌩’
미국 판매 늘고 배당 기대 등
호재 이어지며 주가 신바람
복잡한 순환출자 해소가 과제
[김호영 기자]
현대차그룹이 올초 예상을 뛰어넘는 차량 판매량 증가와 원재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금 증가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령하는 배당금 증가로 이어져 현대차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아 주가는 지난 10일 기준 31.53% 급등했고 현대차도 15.89%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주가도 각각 7.98%, 11.93% 올랐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 우려로 5.75%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은 외국인 순매수가 견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4위가 현대차(5310억원)고 8위가 기아(1839억원)다. 15위는 현대모비스(1206억원)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은 연초 판매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자동차 판매는 글로벌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12만2111대를 판매하며 2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6.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도요타(-2.4%)와 혼다(-1.4%)의 미국 판매량은 감소했다. 2월 글로벌 판매량도 늘어났다. 현대차의 2월 글로벌 판매대수는 32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기아의 2월 글로벌 판매대수도 25만4000대로 같은 기간 14.7%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2월 글로벌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해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조희승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빅3 업체들의 2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감소한 27%를 기록했는데 이 틈을 현대차그룹이 잘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강판 가격도 원재료인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올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판매량 증가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0조315억 원으로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치(9조8000억원) 대비 2.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은 8조777억원으로 지난해(7조2000억원)보다 11.6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면서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사업이 올해 손익분기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임은영 삼섬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매출액은 고성장 중이고 올해 영업이익률은 물류비 정상화로 4% 후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판매량 증가와 중국 경기부양에 따라 철강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대수가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현대제철의 차강판 판매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정책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말 실적 발표와 함께 2022년 연간 배당금(중간배당 1000원 포함)을 1주당 7000원(이하 보통주 기준)으로 발표했다.배당수익률은 3.8%로 이는 역대 최대 배당이다. 기아는 주당 3500원, 현대모비스는 4000원(분기배당 1000원 포함) 현금배당을 예고했다. 정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3년간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5~50% 확대하는 중장기 배당안을 발표하고 2022년 주당 5700원의 현금배당을 예고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자사주 소각 소식도 이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2월 3155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기아도 올해를 포함해 5년 동안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그 가운데 절반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소해 정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기아의 지분을 17.42%(이하 작년 3분기말 기준) 갖고 있다. 기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33.88%를 보유한 현대차(지분율 33.88%)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21.64%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을 포함한 다른 3개의 순환출자고리도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 확대로 인해 정 회장이 수령하는 배당금도 증가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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