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외면' 영천시의회…시민 뿔났다

영천시청과 영천시의회 홈페이지에 '지역경제 안중에도 없는 시의원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 게시판에 글을 올린 김모 씨는 시의회가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지역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대구의 외지 버스를 이용했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지역 관광버스들은 무더기로 차고에 세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원들이 단체로 워크숍을 가면서 대구의 관광버스를 불러 버젓이 '영천시의회'라는 전광판을 달고 여행 다녀오는 것이 진정 지역경제를 말할 수 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러면서 영천 시민들에게 다음에도 표 달라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다음에는 대구 가서 표 달라고 하고 세비도 대구서 받지 왜 영천에 달라고 하냐"고 꼬집었다.

지난 26일 영천시의회는 의정역량 강화 및 선진사례 수집을 위해 울진과 포항으로 선진지 견학을 떠났다.

이날 시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20명은 역량강화 워크숍을 다녀오면서 28인승 리무진 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6월 초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속에 한 지역 업체에 버스 계약을 추진하다가 다른 행사가 있어 예약을 취소했다"며 "이후 선진지 견학이 확정돼 편의상 견학 일정과 코스 등을 지역의 전문업체가 맡는 게 좋다는 판단에 계약을 했는데 연계된 버스가 외지 업체 버스였다"고 해명했다.

소식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지역 업체를 이용해도 모자랄 판에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이 시민의 혈세로 견학가면서 타 지역 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사소한 것이라도 시의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먹고 살기 힘든 지역 업체들을 위해 꼼꼼히 살피고 배려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6월 말 퇴직을 앞둔 한 고위 공무원은 영천에 도착해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일부 시의원들에게 그동안의 불만을 토로해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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