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온에 두면 안 되는 의외의 음식들, 당신의 냉장고는 안전한가?

"밥 한 그릇 정도야 괜찮겠지?" 하며 식탁에 그대로 두고 나중에 먹은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방심이 심각한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음식들 중에도 실온 보관이 위험한 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밥 - 가장 위험한 실온 방치 음식 1위
조리된 밥은 절대 실온에 방치하면 안 되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밥이 4~55°C가 되면 바실러스 세레우스라는 식중독균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 균은 적극적으로 번식하며 독소를 내뿜는데, 무서운 점은 균이 밥에 다 퍼져도 냄새나 맛이 변하지 않아 모르고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한 번 균에게 잠식당한 밥은 다시 데워도 소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열로 인해 균은 죽지만 독소는 여전히 남기 때문입니다. 이를 '볶음밥 증후군'이라고 부르며, 미국에서는 매년 약 6만3400건의 관련 질병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갓 지어 밥그릇에 담은 밥은 약 80°C, 보온 중인 밥은 약 70°C입니다. 실온에 잠시만 둬도 금방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좋아하는 온도에 도달하므로, 밥은 가능한 짓자마자 먹고, 보관해야 한다면 실온에서 식히지 말고 바로 냉장고로 옮겨야 합니다.

달걀 - 냉장고에서 꺼낸 후가 더 위험
많은 사람들이 달걀을 상온에 보관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특히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을 실온에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냉장 달걀이 갑자기 실온으로 옮겨지면 껍데기에 응결 현상이 발생해 물기가 맺힙니다. 이 물기는 살모넬라균이 증식하고 침투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특히 세척 달걀의 경우 세척 과정에서 껍데기를 덮고 있던 큐티클층이 사라져 달걀 내부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달걀을 구입한 후에는 바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 번 냉장 보관한 달걀은 계속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견과류 - 1급 발암물질 생성 위험
견과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온에 보관하는 음식입니다. 한 견과류 전문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잘못된 방법으로 견과류를 보관하는 비율이 무려 56.2%에 달했습니다. 30.6%는 '쉽게 손이 닿을 수 있는 공간'에, 25.6%는 주방이나 찬장에 보관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실내에 견과류를 보관하면 아플라톡신이라는 물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플라톡신은 산패와 곰팡이 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강력한 독성으로 위암을 유발할 수 있어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아플라톡신은 25도 이상이거나 상대습도가 60~80%인 고온 다습한 곳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따라서 올바른 견과류 보관법은 진공포장 후 냉동·냉장 보관하는 것입니다. 진공포장기가 없을 경우, 지퍼백에 넣고 공기를 뺀 후 냉동·냉장보관하면 됩니다.

올리브오일 - 빛과 열이 최대의 적
많은 사람들이 올리브오일을 주방 선반이나 조리대에 그냥 두고 사용합니다. 하지만 올리브오일은 빛, 열, 산소에 매우 민감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보관 방법이 정말 중요합니다.
빛은 오일의 항산화 성분을 파괴해 산화를 가속화하고 맛과 영양소를 떨어뜨립니다. 따라서 올리브오일은 직사광선을 받는 곳이나 열이 발생하는 조리대 근처에 두면 안 됩니다.
가장 좋은 보관 장소는 서늘하고 어두운 찬장입니다. 투명한 병에 담긴 오일은 빛에 더 취약하니 알루미늄 포일로 감싸거나 어두운 비닐봉지로 덮어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리브오일은 섭씨 15~18도에서 보관할 때 가장 이상적입니다. 3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산화가 빨라지고 품질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그렇다고 냉장 보관도 적절하지 않으므로, 서늘한 실온에서 밀폐 보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안전한 보관을 위한 골든룰
▶ 2시간 룰: 조리된 음식은 실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하지 않습니다. 여름철에는 1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 온도 관리: 냉장고 온도는 4°C 이하, 냉동고는 -18°C 이하로 유지합니다.
▶ 밀폐 보관: 모든 음식은 밀폐 용기에 보관하여 세균 침입과 산화를 방지합니다.
▶ 선입선출: 먼저 보관한 음식부터 먼저 섭취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작은 습관이 만드는 큰 차이
이처럼 우리가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음식들도 잘못 보관하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밥과 같이 매일 먹는 음식일수록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귀찮다고 실온에 두지 말고, 바로 냉장고로!" 이 작은 습관 하나만 바꿔도 여러분과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음식 보관에 조금 더 신경 써보세요. 건강한 식생활은 올바른 보관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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