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위협 아닌 전쟁"…유럽 뒤흔든 러시아 그림자

독일 공항의 폭약 드론, 흑해의 해상 드론, 방산 CEO 암살 모의까지. 유럽에서 러시아와 연계된 사건이 잇따르며 '하이브리드 위협'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폭약을 단 드론이 독일 공항에서 발견되고, 폭발물을 실은 해상 드론이 흑해 가스전 인근까지 접근했다. 여기에 유럽 최대 방산업체 수장을 노린 암살 모의까지 드러났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27일(현지시간) 유럽 안보 전문가와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런 사건들을 개별적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쪼갤 게 아니라 하나의 조직적 공격, 나아가 실질적 '충돌'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항의 드론, 바다의 드론"

지난 4일 독일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의 우크라이나 화물기 부근에서 폭약을 부착한 드론이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열흘 뒤 공항 서쪽에서 세 번째 드론과 군용 폭약 헥소겐으로 추정되는 물질 약 50g을 추가로 찾아냈다. 현지 언론은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독일 정부는 아직 배후를 공식 지목하지 않았고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방산 CEO를 겨냥한 암살 모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페르거 최고경영자 암살 모의를 러시아가 유럽에서 벌인 일련의 공격 가운데 하나로 판단했다. 나토가 파악한 사례에는 열차 탈선과 방화, 정치인 소유 재산을 겨냥한 공격, 다른 방산업계 인사에 대한 암살 모의 등이 포함됐다.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에 탄약과 장갑차를 공급하는 유럽 방산의 핵심 기업이다.

"'하이브리드'라는 말의 함정"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라는 표현이 러시아의 공격을 전쟁 문턱 아래의 저강도 위협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누적된 공격의 규모와 심각성을 가리고 대응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루마니아군은 최근 자국 영공을 침범한 드론을 F-16 전투기와 함정까지 동원해 파괴했고, 드론에는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고 밝혔다.

정규전과 평시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유럽의 안보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개별 사건을 '위협'으로 축소할지, 조직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할지에 따라 향후 대러 정책의 수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 출처=뉴시스·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