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 지뢰로 최종 결론났다. 군은 사고 현장 일대 북한군 지뢰지대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하며 첫 물리적 대응에 나섰다.
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단하고 대북 대응조치에 착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5일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가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유엔군사령부 역시 현장에서 발견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를 근거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군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당일 낮 사고 현장 일대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했다.

"MDL 이남에 넘어온 모든 지뢰를 제거할 것"
북한이 2024년 4월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시작한 이후 우리 군이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를 직접 제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MDL 이남에 넘어온 모든 지뢰를 제거하겠다며 이번 조치가 후속 대응의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이 적극적인 제거 방침을 세운 것은 사고 지역 외에도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 여러 곳 확인됐기 때문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 지뢰지대로 추정되는 수개 지역은 우리 군이 적용하는 MDL을 기준으로 평균 20여m 남쪽까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이 설치한 철책 역시 MDL을 넘어온 구간이 확인되고 있다.

"접경지역 주민 안전이 최우선"
후속 대응을 놓고는 정부의 고민이 깊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거론되지만, 군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며 실효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강원·경기·인천 10개 접경지역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는 같은 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협의회는 철저한 조사와 합리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정부의 어떠한 대북·안보 정책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 주민 안전뿐 아니라 재산권과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뢰 제거만으로는 상응조치가 안 된다"
정치권에서는 군의 대응 수위를 놓고 여야 평가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MDL 이남 지뢰 매설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부상 장병에 대한 사과와 지뢰 제거,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했다. 동시에 군에는 유엔사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우발적 충돌을 막고 MDL 이남 북한군 지뢰에 대한 실효적 조치를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뢰 제거만으로는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충분한 상응조치가 될 수 없다며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MDL 이남 지뢰 매설에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DMZ에서의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아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은 지뢰 제거와 감시·정찰 강화에 집중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유엔사와의 MDL 기준선 일치화와 남북 군사회담을 통한 경계 문제 해소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기사 사진,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