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이 너무 좁을땐? '침실'에 주방을 만들어서 해결!
안녕하세요. 저희는 대학 시절 디자인을 함께 전공한 결혼 6개월 차 신혼부부입니다. 현재 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고, 남편 또한 비슷한 업종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셀프 인테리어를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작은 곳 하나하나 고민해 만든 취향이 듬-뿍 담긴 공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도면
저희 집은 2002년에 준공된 아파트이며, 많은 분들이 선호하지 않는 '2bay' 구조의 25평 아파트입니다. 그렇지만 단점은 또 장점이 되기도 하는 법! (특히나 주방에서 이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었어요. 천천히 소개)
현관 Before
작은 집을 더 작아 보이게 만들었던 두꺼운 몰딩의 중문을 포함해 신발장, 바닥 타일까지 전체 철거를 진행했어요.
현관 After
적은 평수에 현관이 넓지 않았기 때문에 중문은 과감히 포기를 하고 현관과 거실을 구분하기 위한 가벽만 세웠어요.
가벽을 세운 곳엔 이렇게 낮은 하프장과 외출 전 용모를 체크할 수 있도록 거울을 달아 두었어요. 하프장 윗 서랍에 마스크들을 넣어두니 외출하기 전에 쏙쏙 뽑아가기 편하고, 차키, 음식물 쓰레기 카드 등을 보관하기에 정말 좋더라구요.
그리고 가벽으로 다 막지 않고 일부는 유리 파티션을 세워 미니 화단을 만들었는데요,
계절에 어울리는 식물을 저 화병에 툭 걸쳐만 두어도 집안의 분위기가 확 살더라고요.
거실 Before
거실 After
거실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조명 계획. 조도를 낮게 생활하는 저희는 호텔처럼 메인등 없이 간접 조명으로만 계획 했었으나, 부모님이 방문할 때나 나중에 아기가 태어났을 때를 고려해 조명을 더 설치했어요.
대신에 크고 두꺼운 메인등이 아닌 디자인 조명들로 포인트를 주었더니 천장이 깔끔해 보이고 좋습니다.
아, 제가 구매한 이 소파는 다리가 없어서 아이가 있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에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높이가 낮고 앉는 면적이 넓어서 편하게 쓰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천장 속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레일등과 시스템 에어컨을 매립하기 위해 천장 단내림이 필요 했어요. 원래의 거실보다 천장이 더 낮아졌음에도 오시는 손님들마다 천장을 높였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두꺼웠던 몰딩을 정리하고 천장의 선 정리만 깔끔하게 해주어도 천장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있어요!
그리고 벽면 전체를 선반으로 꾸며주니 훨씬 분위기있어졌답니다. 선반 브랜드는 정말 많이 고민했었는데 STRING FURNITURE 의 베이지색감에 빠져서 구매하게 되었어요.
화이트도 깔끔하고 좋지만 이 베이지톤이 분위기를 차분하게 눌러주더라고요. 예쁜 오브제들로 선반을 더 꾸며나가려고요!
TV는 코너 쪽에 스탠드로 세워두었는데 스탠드의 우드가 저희 집 인테리어랑 잘 어울리지 않나요!
오래된 샷시는 전체 이중창으로 교체를 했는데 거실만 조금 욕심내어 시스템창으로 교체했습니다. 덕분에 난간대도 철거하고 이 통창으로 서향집의 매력을 만끽하는 중이에요.
다음은 우리 고민과 애정이 가장 많이 들어갔고, 또 구조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는 주방!
주방/ 다이닝 공간 Before
유독 주방이 작게 나온 집이었어요. 냉장고를 넣으면 냉장고 혼자 '툭튀' 하게 되고 남은 공간에 겨우 3-4인용 식탁이 들어가야 하는 구조. 그래서 주방을 옆에 붙어있는 침실로 옮기기로 했고, 원래 주방이 있던 공간은 다이닝 공간으로 바꾸었습니다.
주방/ 다이닝 공간 After
다이닝 공간
친구들을 초대해 자주 모임을 갖는 우리 부부에게 너무나 만족스러운 공간. 주방을 옮긴 덕분에 20평대 아파트에도 6인용 이상의 긴 원목 식탁이 들어갔습니다.
메인 주방은 저 방으로 들어갔구요,
거실에서 한번 꺾어 들어간 구조 덕분에 오히려 이 공간에 있으면 정말 카페나 바에 온 것처럼 오롯이 식사와 대화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실제로 저희는 거실 소파보다 이 큰 탁자에 마주 보고 앉아 일을 하거나 식사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그리고 여기는 카페&바 느낌을 내기위해 스테인레스 상판으로 제작했어요.
미니 싱크볼도 같이 만들어두어서 커피를 내리고 비우고, 손님들 놀러왔을 때도 술과 잔들을 여기다 올려놓으니 정말 좋아요.
그리고 메인 주방은 이렇게!
주방
방 1개를 다이닝룸으로 바꾸는 경우는 많이 보았지만 주방이 되면 어떨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큰 식탁을 들인 거 외에도 장점이 너무 많아요.
수납 공간이 많아졌다. / 요리를 하다 보면 조리대가 어지러워지는데 식사 공간에서 보이지 않으니 잠시 외면할 수 있음. / 주방창이 커져 창문만 열어도 냄새가 금방 빠진다.
작은 주방이 고민이시라면 이 방법도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깔끔한 주방을 위해 오븐은 리프트 도어를 달아서 문짝으로 가려주었고요,
전자레인지와 밥솥은 자주 쓰기 때문에 문짝을 달면 번거로워서 주방을 들어와서 보이는 쪽이 아닌 반대편 하부장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어요ㅎㅎ
침실
안방 침대 헤드는 인테리어 할 때 목공으로 짤까 하다가 이사 다닐 때 가지고 다니고 싶어서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한참 찾았었습니다.
이 패브릭 침대 프레임이 간결해보여 구매했어요. 등받이 쿠션도 함께 있어서 좋답니다.
안방 크기가 다행히 많이 작지 않아 킹 사이즈 침대를 두고도 여유가 있어 수납장을 짜 넣었어요. 확실히 수납 공간이 많아야 겉으로 짐들이 드러나지 않아 깔끔한 집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침실이니 만큼 차분한 무드를 주고 싶어서 붙박이장은 '샌드 베이지' 컬러로-
파우더 공간
한 켠은 파우더 공간으로 만들었는데요, 깔끔한 백색 인조 대리석에 백색 무광의 탑볼세면기, 스테인레스 수전까지 삼박자가 너무 마음에 들게 나왔어요.
아, 벽면에 사용한 일명 '빨래판 타일'이라고 불린다는 윤현타일은 현관과 홈바 벽면에도 동일하게 사용했는데요. 차분한 색감이지만 은근한 포인트가 돼서 안방에도 살짝 넣었더니 붙박이장의 색감과도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안방에 세면대를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안방 옆에 딸린 욕실에서 수도를 끌어왔기 때문. 이 세면대가 있어서 화장 후 손을 씻거나 특히 렌즈를 끼는 제가 렌즈를 세척하기에 너무 편하고 좋아요. (앞머리만 감는 날도 무지 좋음)
마치며
화려하고 값비싼 마감재가 들어간 인테리어보다는 오래보아도 질리지 않는 고요한 집이 제 취향인 것 같아요. 거기에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 패턴에 맞게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낸 집.
고요하고 평안한 집은 도화지가 되고 제가 좋아하는 식물, 소품, 가구들로 장면 장면을 그려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공간별 인테리어 후기도
작성해두었으니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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