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달러까지 올라간다" 치솟는 중앙은행 '금 수요' 장기 전망치 또 올랐다


국제 금값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금에 대한 투자 열기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세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골드바와 골드뱅킹 상품의 판매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중국을 중심으로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자금 유입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미국 기술 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금값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모양새지만, 여전히 금은 강한 수요 기반에 따라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 1일부터 29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총 334억5408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9억4000만 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금 실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금테크(금 + 재테크)' 열풍은 단순한 국내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금 시장의 핵심 수요처로 부상한 중국의 영향이 특히 크다.
중국 자산가들은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자본 유출 억제를 위한 정책적 통제 속에서 대안 투자처로 '금'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 특히 금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금 ETF에 유입된 자금은 약 74억 달러로, 실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0톤에 달한다. 이는 기존 월별 자금 유입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중국의 글로벌 금 ETF 시장 내 점유율도 연초 3%에서 현재 6%로 급등했다. 지난달 글로벌 금 ETF 유입액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존 리드 WGC 수석 시장 전략가는 "ETF 수요는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는 중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중국의 귀금속 투자 수요는 단기간에 극적으로 확대됐다"라고 진단했다.
중국 자산가, 부동산 대신 '금 투자' 열풍

현재 중국의 금 ETF 운용자산은 1010억 위안(약 19조 원), 보유 금량은 138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상태다. 커머디티 디스커버리 펀드의 샘슨 리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산가들은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에 대비해 금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행보도 금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월간 금 수요 전망치를 기존 70톤에서 80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 당시 월평균 17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불확실성 시기에 신뢰할 수 있는 자산으로 금을 선택하는 중앙은행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올해 금값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중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중국국제자본(CICC)은 장기적으로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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